주진우 의원 11일 "이재명 대표, 별도 변호인 선임 안 하고…소송기록접수 통지도 안 받아"
법조계 "소송기록접수 통지 송달돼야 실질적으로 항소심 진행되는 것…재판 지연 노린 꼼수"
"법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방법…법원, 신속하게 재판 진행해 꼼수 용납 안 한다 보여줘야"
"2심 법원, 국선변호사 선임 등 조처해야…재판 지연 전략 선례로 남아 부당하게 활용될 수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과 관련해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받지 않는 등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조계에서는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송달돼야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도 정해지고 실질적으로 항소심이 진행되는 만큼, 재판 지연을 노린 꼼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법원은 항소심이 개시되면 더욱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 이런 꼼수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11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이날 "지난 6일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이 접수됐다"며 "이 대표는 2심에서 별도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소송기록접수 통지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소송법상 이 대표 또는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수령해야 사건이 개시된다"며 "1심 선고 후 한달이 거의 다 되도록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 것은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회피하려는 의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세 차례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수령하지 않는 방법으로 2개월 가까이 재판을 지연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또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소송기록 접수통지를 즉시 수령하고 당당하게 2심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송달돼야 실질적으로 항소심이 진행되는 만큼 주 위원장의 주장대로 이 대표가 '꼼수'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소송기록접수 통지가 송달돼야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도 정해지고 실질적으로 항소심이 진행되는 만큼, 충분히 재판 지연을 노린 꼼수로 보인다. 변호인이 없어서 선임 못 하는 상황도 아닐 테고 재판 지연을 노린 고의적인 미수령으로 해석된다"며 "법을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꼼수다. 법원은 항소심 개시시 더욱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서 앞으로는 이러한 꼼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항소심에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면 항소심이 진행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태도는 재판을 지연하기 위한 태도로 볼 수 있다"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는 이 대표의 태도와도 맞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변호인이 선임된 상태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변호인에게 보내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가 받아야 한다"며 "계속 안 받는다면 결국 공시 송달해야 하는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소송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은 시점부터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시작되는 등 항소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라며 "법원은 피고인이 계속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지 않으면 '공시송달' 형식으로 진행하는데 이것 역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소송기록접수통지서 송달제도를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형사 재판 전체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조인인 이 대표가 이런 제도를 모를 리 없기 때문에 항소심 법원에서는 국선 변호사를 선임함과 동시에 본인에게도 전화 등을 통해 고지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연 전략이 통한 선례로 남게 되어 다른 사안에서도 부당하게 활용될 것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