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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과 '불편한 동거' 시작한 與…헌법재판관 임명에 부글부글


입력 2025.01.03 00:10 수정 2025.01.03 00:1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 전원 사의 표하기도

공개 비판 자제하지만…내부선 불만 목소리 ↑

"장관의 대통령 놀이 참 기막힌 노릇"

당정 간 불협화음 가능성 높아져

권성동 원내대표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2인을 임명하면서 여당 내부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합의되지 않은 임명"이라며 내부 분위기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최상목 대행과 여당 사이에 다소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탄핵 때는 헌재 파면 결정 후 비로소 황교안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했고, 한덕수 대행 탄핵 후 헌법재판관 임명은 헌법상 물 건너간 거라고 봤는데, 기재부 장관의 대통령 놀이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개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는 헌법재판관은 얼마나 쪽팔리겠느냐"며 "기재부 장관의 대통령 놀이가 참 기막힌 노릇"이라고 했다.


이어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몰아가는 이재명 의원이나 그 틈을 타서 대통령 놀이나 하는 기재부 장관은 둘 다 오십보백보"라며 "민불료생(民不聊生, 백성들이 편하게 살 수 없다)"이라고 했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국회 추천 몫인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모두발언을 통해 발표했다.


이에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전날 반대 의지를 분명히 하는 의미에서 집단 사의를 표했다. 특히 정진석 비서실장은 최 권한대행의 재판관 추가 임명에 항의하는 의미로 사의를 거듭 고수했다. 그러나 최 대행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야권의 탄핵소추로 멈춰섰다면,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는 여권 내 반발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중대한 시국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단 사태는 일단락되고 지도부도 공개적 언급을 삼가는 분위기이지만, 여당이 최 대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과 같지 않아진 것은 기정사실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과 상의 없이 이런 일을 했다"며 "애초에 최상목 대행은 현상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헌법재판관 임명은 '현상 유지'에서 너무 벗어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권 내부의 불만이 들끓으면서 향후 정부와 여당이 함께 움직이고 협조를 구해야 할 일이 많은 정국에서 당정 간의 불협화음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향후 민주당이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을 강행할 경우 여당이 탄핵 저지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은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면 탄핵 절차를 밟을 거라고 예상한다. 이 경우 우리 당은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민주당의 최 대행 탄핵 강행에 대한 비판은 할 것"이라면서도 "한덕수 대행처럼 적극적으로 방어하거나 이런 형국으로 갈 것 같아보이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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