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尹 탄핵 기각' 위해 부정선거론 띄우기?
"계엄 선포 배경…尹 논리 맞춰 선관위 압박 측면"
조기 대선 부정적 영향에도…"생각할 겨를 없어"
여권 잠룡들이 속속 '조기 대선' 모드로 돌입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기각'을 확신하며 '부정선거론' 띄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탄핵 반대'가 당론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조기대선' 언급이 사실상 금기시 됐으나, 정국 흐름을 타지 못하는 행보가 향후 전략적으로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문제와 노태악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사과문을 언급하며 '부정선거론'을 재점화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해체 수준의 선관위 개혁"이라며 "선관위는 지금이라도 스스로 나서서 수사 받고 특혜 채용을 시킨 인사들과 특혜 채용된 직원들을 모두 퇴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가족 채용, 특혜 채용이 선거 부정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침묵, 방조로 선관위를 돕는다. 선거 카르텔, 불법 동맹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위원장이 지난 2년 간 3번 사과했지만 선관위는 개선되지 않아 선관위의 자정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며 "특별감사관을 두어 선관위 채용과 회계 등을 감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감사관법을 오늘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헌재 기각' 이끌기 위해 꺼낸 '부정선거론'
파급력은 '의문'…'조기대선' 전략은 향후 생각?
국민의힘 지도부가 직접 부정선거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제3자의 입을 빌려 이슈를 지속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5대 쟁점 중 하나인 '부정선거론'을 통해 '탄핵 기각'을 끌어내겠단 전략이다.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 중 하나로 선거 부정 의혹을 거론했으며,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대통령은 군·경 병력을 동원해 선관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일단 헌재의 기각 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래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도 부정선거 의혹 이런 것 때문에 했단 주장을 했으니, 그 논리에 맞춰 선관위를 압박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부차적으로는 조기 대선에 대비한 사전 포석일 가능성을 내놨다. 이 평론가는 "또 다른 측면은 본인들 생각 또는 지지층 생각이 조기 대선이 있을 경우 일각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 일종의 사전 대응 성격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목적은 헌재 판정 기각이고 두 번째가 조기 대선 대비다. 일단 (부정선거를) 주장은 하는 거다. 그동안 계속 해왔던 주장이고 새롭지는 않지 않느냐"라며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가는 그런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부정선거론'을 앞세워 얻을 수 있는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탄핵 기각을 목표로 삼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이슈를 지속적으로 부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헌법재판관들이 '부정선거론' 영향을 받아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정선거론'이 향후 대선 국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가 잇따른다.
이 평론가는 "재판관들이 부정선거론에 영향을 받아 기각 판정을 내리기가 쉽진 않은데, 일단 당 지도부가 기각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고, 윤 대통령도 기대를 하고 있으니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것"이라며 "헌재 결정 나올 때까지 일단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금 ('부정선거론'이 조기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단)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며 "당 지도부도 그렇고 친윤(친윤석열)계도 오히려 탄핵 기각을 생각하고 있는데, 탄핵 인용 결정 가능성이 높단 생각이 들지라도 조기 대선 이야기를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다. '배신자'로 완전 찍혀버리니, 전략적인 부분은 고민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조기 대선 국면에 (본격적으로)들어가면 그때 가서 고민해도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