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출범
이재명 대표 현장 찾아 산업 진흥 약속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막을 것"
"게임위 사후관리기구 전환 후 흡수폐지"
더불어민주당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실히 했다. 또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사후관리 전담 기구로 전환해 향후 신설 예정인 게임·e스포츠진흥원에 흡수 폐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게임과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게임특별위원회(이하 게임특위)를 출범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4대 진흥 과제를 발표했다. 최근 게임산업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안건들을 통해 2030세대의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특위 출범식에서 “박근혜 정부 때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해 소위 탄압하면서 국내 게임산업이 중국에 밀려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민주당은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서 게임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게임 인식도 바뀌어서 여가 수단으로 자리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식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게임특위 공동위원장인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 부위원장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승용 PS애널리틱스 CSO,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긴급 의원총회로 인해 인사말만 끝내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게임특위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저지 ▲e스포츠 생태계 조성 ▲등급분류제도 혁신 ▲게임·e스포츠 컨트롤타워 신설 등 4대 중점 정책을 담은 ‘더불어민주당 플랜 G.A.M.E’을 발표했다. 특히 이중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등급분류제도 혁신은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화두로 꼽히는 안건이다.
우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여부는 WHO(세계보건기구)가 2019년 국제 질병 표준 분류안에 게임이용장애를 중독성 행위 장애의 일종으로 ICD-11(질병분류체계)에 등록한 데 따른 것이다. KCD는 ICD를 기초해 만들어지는데, 그간 ICD에 등록된 질병코드가 KCD(한국표준질병분류)에 등록되지 않은 사례는 사실상 없어 업계 불안이 상당한 상황이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확정될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돼 자칫 업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강 공동위원장은 “게임특위는 산업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질병 코드 등재를 막고,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나설 것”이라며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의 국내 도입을 사실상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게임물등급분류의 경우, 등급분류 제도를 현대화해 산업 성장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게임물의 등급분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담당하고 있는데, 게임위를 사후관리 전담 기구로 전환시킨 후 최종적으로는 게임·e스포츠진흥원에 흡수 폐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게임위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심사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센 만큼 이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 공동위원장은 “그동안 있었던 불필요한 등급 논란을 없애고 시장의 혼란을 방지한다는 것이 1단계 계획이고, 이것이 어느 정도 안착되면 2단계로는 사전 허가제를 폐지하고 자율 신고제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게임·e스포츠진흥원을 신설해 게임과 e스포츠를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게임위의 사후관리 기능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산업 진흥 기능을 통합한 기구다. e스포츠 활성화 차원에서 선수 은퇴 이후의 진로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P2E(Play to Earn) 게임을 둔 이 대표의 인식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게임유튜버 김성회 씨 채널에 출연해 P2E 게임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비유, P2E 게임 허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적 있다.
인사말 후 이석한 이 대표를 대신해 황희두 공동위원장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즐기기보단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점이 있고 실제 해외에서도 부작용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제가 이해하기로는 지금 입장이 좀 바뀌신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