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정례 회의~밤 릴레이연설 일정 더해
"尹 파면" 내건 의원 도보행진까지 돌입
이재명 암살계획 제보까지 더해져 혼란에
"하늘이시여 도와달라" 목소리까지 나와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비상행동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와 광화문을 넘나드는 탄핵 관철 총력전에 돌입했다. 천막 농성과 여론전 강화는 물론,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될 때까지'를 시한으로 걸고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를 장시간 비우면서까지 헌법재판소를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4선 의원에 이어 이날 재선·3선 의원 일동이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회 기자회견을 했다. 이후 당 소속 의원들은 '빛의 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국회 밖 거리로 향했다. 민주당은 외부에선 서울 광화문 일대에 천막을 치고, 장외 투쟁 등 단체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전 국회에서 정례 회의를 포함한 일정을 소화하고, 이후 오후~밤에는 행동 거점을 광화문 일대로 삼아 집단행동에 나서는 일정이다. 광장 세력과의 연대만이 조기대선에 변수가 생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는 셈이다.
이에 이날 오후 3시 30분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민주당 소속 의원 대다수가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 촉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도보행진' 출정식에 참여하고 천막 농성장이 있는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광화문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9시부터는 의원들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발언도 진행됐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광화문으로 출발하기 전 "우리의 행진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헌법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면서"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에 따라 헌법파괴자 윤석열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으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분명하게 천명해주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이 대표는 오후 2시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외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국난극복 시국간담회'를 주재하고 '원팀' 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헌법재판소를 향해 "당장 탄핵을 하든 안하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적절히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민적 상식과 역사적 소임에 어긋나는 결정을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우회 경고를 했다.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일이 임박함을 의식한 듯 이미 한 차례 논란을 빚었던 '코리안 킬링필드'(캄보디아의 극좌파 무장단체가 집권 후 반대 세력을 학살한 사건) 발언도 또 꺼내들었다.
이외에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는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인 김준혁·민형배·박수현 의원 등이 단식 '이틀째'를 맞이하기도 했다. 김준혁 의원은 페이스북에 "나 역시 어제 단식농성을 하면서 많은 민주시민들의 격려를 받고 투쟁의 의지를 높이고 있다"며 "많은 시민들의 연대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광회문으로 더 많이 오셔서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비명(비이재명)계 잠룡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단식 4일차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은 막판 화력 집중을 통해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행동하고 있다"며 "파면이 늦어지는 것은 오히려 불안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대한민국의 불확실성만 가중하는 것이다. 더 이상 대한민국을 그대로 두는 것은 직무유기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의 암살 계획 제보가 접수되면서, 경찰에 이 대표의 신변보호 요청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특수공작부대(HID) 707 OB 요원들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대표를 암살할 계획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황 대변인은 "제보를 전달하며 이 대표의 외부 노출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신변위협을 고리로 한 '제2의 암살테러 음모'을 내거는 등 여론전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내란수괴 윤석열이 현직 검찰총장에 의해 석연찮은 이유로 석방되고 극우들의 준동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테러 음모의 배후와 전모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대책위는 이 대표에게 '방탄복 착용'도 요청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인 '릴레이 규탄발언'에서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제 마지막 깔딱고개만 남았고 9부 능선까지 왔다. 우리의 이러한 염원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하늘이시여 도와주소서. 하늘이시여 지켜주소서. 우리가 반드시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이라는 호소도 했다. 이어 "국민의 명령이다. 윤석열을 파면하라"라고 외쳤다.
민주당은 이튿날인 13일에는 대검찰청을 찾아 윤 대통령의 앞선 석방과 관련해 '검찰 즉시항고 촉구' 현장 기자회견을 여는 일정도 예고했다. 이외에 민주당은 국회~광화문 도보행진, 야 5당 공동 집회와 긴급행동, 릴레이 발언 등을 소화한다. 오는 14일 광화문에서 현장 최고위를 여는 것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