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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전원일치' 기각에…민주당, 최상목·심우정 탄핵 더 부담스러워졌다


입력 2025.03.14 00:15 수정 2025.03.14 00:15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이재명 "많은 건 사실 … 좋다고 했겠나"

당력 일단 尹 탄핵 인용 집중하는 것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이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와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한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더불어민주당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민주당은 '줄탄핵' '탄핵 폭격'이란 비판을 받는 등 정부 기능의 마비와 헌정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추가적인 '탄핵 카드'를 내려놓고 자세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는 등 '신중 모드'에 들어갔다. 다만 당을 향한 '줄탄핵' 비난을 의식한 듯 그간 야당이 주도해왔던 탄핵소추들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는 태도는 고수했다.


우선 민주당은 이날 헌재의 결정과 관련한 거론 자체를 삼가며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도 임박한 상황인 만큼, 줄탄핵에 따른 역풍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헌재는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결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뿐만 아니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 2부장검사 탄핵심판도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됐다.


민주당은 최 원장이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를 부실하게 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했다는 등의 사유로 탄핵소추한 바 있다. 검사 3인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했으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점 등을 이유로 헌재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헌재는 이들이 파면을 당할 정도의 중대한 법률 위반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민주당은 '탄핵 당위성'을 설파하는 여론전에 화력을 집중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감사원장은)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지만 일부 불법적 행위는 확인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검사 3인에 대해서도 탄핵소추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앞서) 헌재에서 탄핵 기각됐던 이정섭 검사는 결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를 둘러싼 무수한 의문과 석연치 않은 연결고리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헌재는 '탄핵 남발'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적시했다"고 강조했다.


헌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의 탄핵심판 선고도 대기 중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29차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한덕수 총리가 29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4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탄핵 촉구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의 경우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미임명 했다는 사유로, 심 총장을 겨냥해서는 윤 대통령이 최근 석방된 것을 문제 삼아 탄핵소추 카드를 만지작거려왔다.


민주당은 마은혁 후보자가 헌재에 합류하는 것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판관 정원은 9인인데, 현재 8인 체제에서 한 명이 추가돼 9인 체제가 완성될 경우 윤 대통령 탄핵 인용에 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또 앞서 지난 8일 심 총장이 윤 대통령 석방 지휘를 하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지 여부 자체가 안개 속에 휩싸이는 등 정국 불확실성 역시 커진 상태다.


다만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검찰총장·권한대행 탄핵을) 고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현재는 윤석열 탄핵 인용, 즉 파면에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여러 가지 검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강경 의견도 있지만, 신중하자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일단 당력은 윤석열 탄핵 인용에 집중하자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탄핵이) 많은 건 사실인데, 우리가 좋다고 했겠느냐"란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우리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면 끝이 없다"면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던 데 대해선 "국가의 기본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고, 자체적으로 정화도 못하고 범죄 수익을 얻고도 힘이 세다고 넘어가는 것은 방치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도 잘한 것은 없고 잘못한 게 있지 않냐는 데 동의한다. 권력을 과하게 썼단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헌법적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주어진 권한을 과하게 행사했다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그 안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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