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청투어 중 햇빛연금 외친 이재명…진천에선 어린이들도 "대통령!"

데일리안 여주(경기)·진천(충북)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06 00:00  수정 2025.05.06 00:00

5일 불심·동심 동시 공략하고 또 지방으로

"내란 이겨낸 것처럼 새 시대 가자" 외치고

'햇빛연금' 국가 정책 대대적 시행 의지도

'사법리스크' 관련 "공평한 기회 보장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충북 진천군 혁신도시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골목 경청투어 '국토종주편'의 당일 종착지인 충북 진천, 몰려드는 인파를 감당하기 위해 결국 도로에 연두색 끈이 임시로 쳐졌다. "진천혁신도시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느냐"란 목소리부터, 정신없는 현장에 혀를 내두르는 시민들의 반응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재명 후보의 얼굴을 보는 것은 고사하고, 인파에 떠밀려가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할 정도로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초등학생쯤 돼 보이는 남자 어린이들은 "어딨는데!"라고 마치 놀이를 하듯 이 후보를 쫓아다녔다. 일부 지지자는 거리에 우렁차게 울려퍼지는 "대통령 이재명!" 구령에 맞춰 "헤이!" "어이!"와 같은 추임새를 넣었다.


저녁시간과 맞물려 가족 단위로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 있다보니 목말을 탄 유아, 부모의 품에 안겨 구경을 하는 유아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후보를 쫓아다니던 어린이들은 급기야 "대통령 이재명"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리듬을 쫓아 방방 뛰며 점프까지 했다. 나중에는 어린이들도 "대통령은 이재명"이라고 따라외쳤다.


이재명 후보는 5일 오후 충북 진천혁신도시 현장에 운집한 사람들을 향해 "진천군민 다 나오신 것 같다. 감사하다"라며 인사의 운을 뗐다.


이 후보는 "지금은 힘들어도 한 달 안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여러분이 열어주시겠느냐"라며 "정치인은 통치자나 지배자가 아니라, 여러분이 선택하는 유용한 도구인 것이다. 충직한 대리인, 유용한 도구를 잘 골라내면 여러분의 삶도 어린이의 미래도, 대한민국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다. 내란을 이겨낸 것처럼, 새로운 시대를 열어서 손잡고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날부터 이 후보는 경기·충북 지역을 아우르는 2차 경청 투어에 나섰다. 앞서 진행한 1차 투어에서는 보수 강세 지역인 경북과 강원,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중원인 충북을 중심으로 민심 확보에 주력했고, 이날은 경기 양평과 여주, 충북 음성과 진천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을 만나 '내란' '햇빛연금'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지방 첫 일정인 경기 양평 방문에서 여주 햇빛발전소 사례를 언급하면서 "여주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었더니 돈도 안 들고 한 달에 1000만원씩 나온다. 대체 (윤석열 정부가) 이걸 왜 탄압해서 못하게 만드는지 이해가 되느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태양과 바람 같은 자연력으로 주민이 혜택을 보는, 상식적인 세상과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강조했다.


이어 여주를 찾은 이 후보는 햇빛연금을 통한 지역주민 소득 확보 그리고 이를 국가 정책으로 대대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주민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구양리 햇빛 발전 시설이 모범적 사례다. 월 1000만원 정도 평균 소득이 발생한다던데, 그런 햇빛소득을 통해 마을의 교통과 식사를 다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만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또 "인구소멸 위기가 높은 지역일수록 인구 밀도가 낮기 때문에, 즉 유휴토지가 많기 때문에 훨씬 더 가능성이 높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후보의 암살 제보설을 의식한 듯 '잼가드'란 문구가 옷을 입은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잼가드'란 문구는 여주에서 처음 포착했다. 여주뿐 아니라 진천에서도 '잼가드'를 만날 수 있었는데, '셀카 악수 사인 ×' '민주시민 경호원단'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다만 이날 일정이 '어린이날'에 이뤄진 만큼, 이 후보는 어린이들과는 활발한 스킨십을 했다.


이 후보는 지역 일정을 시작하기 전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랄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아동수당 지급 연령의 단계적 확대, 영유아 발달지원 서비스의 전국 확대 제시 등 동심도 공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경기 여주시 구양리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최근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과 무관하게 대선 후보로서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와 충청권 소도시를 방문하기 전인 이날 오전에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종교계 인사들과 공식적인 만남을 가지고 사회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대자대비가 온누리에 충만한 광명세상을 꿈꾼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은 천년이 넘는 세월을 관통해 오늘날까지 우리 삶의 큰 지표가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의 사명 앞에 선 정치의 본령도 다르지 않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로 화합하는 화쟁(和諍), 다양한 사상은 물론 다른 종교와 철학까지 각기 특성과 가치를 인정하며 아우르는 원융회통(圓融會通)의 정신으로, 공존 상생하라는 부처님 말씀을 등불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21대 대선들 모두 공식 석상에서 첫 대면을 하고, 이 후보도 자연스럽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 조우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두 사람을 향해선 단일화 논의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여주에서 주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통합은 좋은 것이지만, 두 분(김 후보와 한 후보)을 보니 '내란연대'인가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고 비난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김 후보와의 인연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성남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을 때 노동운동을 하던 동생들이 구속됐다"며 "내가 그분의 무료변론을 맡았었는데, 오랜만에 봤는데 반갑더라"고 회고했다.


김 후보와 오랜만에 만나게 된 것은 인간적으로 반갑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통합할 수 없는 위치에 있어 안타깝다는 뜻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재생에너지 확대 등 민생 공약을 강조하며,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언급은 최소화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사법 리스크와 연계된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헌법 116조에 선거운동에 공평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공식선거운동기간에 공판에 출석해야 하는 것은 공평한 선거운동이 되지 못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 후보는 윤호중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민주주의라는 대원리 하에서 국민의 주권을 대리할 누군가를 선정하는 문제는 개인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지대사"라면서 "헌법을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튿날인 오는 6일에는 충북 증평·보은·옥천·영동, 충남 금산, 전북 장수를 연달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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