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표' 리조트 개장 앞둔 北…'관광 메카'로 만들겠다는데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5.20 16:14  수정 2025.05.20 16:19

11년만에 개장 임박…'워터파크·리조트' 등 보여

올여름부터 외화벌이 시동…관광 활성화 노리나

해외 관광객 유치 안간힘…폐쇄적 이미지 쇄신도

북한의 갈마해안관광지구(원산시)의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표' 해변 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업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기에 북한은 외화벌이 수단으로 새 관광상품을 개발해 왔다.


다만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중요 외화수입원이라는 점에서 열악한 기술과 항공 인프라 확충 논의 등 향후 과제 해소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9일(현지시간) 북한의 대형 해변 리조트 단지인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의 개장이 임박, 개장 행사를 앞둔 정황이 상업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촬영된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보면 이 리조트 해변을 따라 해변용 시설물이 늘어선 모습이 담겨, 해변에 관람석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38노스는 "리조트 곳곳에서 진행 중이던 공사가 마무리된 모습도 보인다"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워터파크로, 형형색색의 시설물이 설치된 모습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임시무대나 선전 구호가 적힌 게시판, 레드카펫 등 아직 확실한 행사 준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리조트의 트램 정류장에서는 차량 27대가 포착됐다. 이것들은 지난 2020년 이 리조트로 운반된 경량 전기차(LEV)일 가능성이 높다고 38노스는 추정했다. 해당 차들은 골프 카트보다 약간 큰 크기로, 1대에 6~8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4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북한노동신문·뉴시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딸 김주애와 갈마지구를 둘러본 후 오는 6월 개장해 본격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볼수록 장관이고, 정말 아름답고 장쾌한 풍경"이라며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리며 삼지연지구의 산악관광을 비롯해 다른 지역들의 관광자원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원산 명사십리 바닷가에 위치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조성은 김정은 체제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원산은 김 위원장의 고향인 만큼 연간 100만명 수용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북한은 2014년 공사를 시작해 2019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완공을 목표로 했다. 다만 대북제재에 따른 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완공이 미뤄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이후엔 건설이 사실상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지난해 7월 이곳을 방문한 이후로는 올해 5월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공사가 빠르게 진척돼 왔다고 38노스는 소개했다.


한편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원산갈마 지구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 개설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를 인용해 이런 사실을 20일 보도했다.


이같이 갈마지구를 비롯해 북한 관광업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중국·러시아 등 우방국을 제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핵실험 강행 등 폐쇄적 독재국가 이미지를 벗어나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미 외관이 대부분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6월 개장이 예정됐지만, 실제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했던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를 지난 4월 6년 만에 개최했다. 이에 오는 6월 원산갈마해안지구 개장에 발맞춰, 북한 당국이 관광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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