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회 충·방전 후 88.7% 용량 유지
ESS·오프그리드 등 활용 가능성 제시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조융륜 중앙기기연구소 박사와 안건형 동국대학교 교수 공동연구팀이 그래핀을 입힌 스테인리스강 포일을 활용해 아연 이온 배터리 성능과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아연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비용이 낮고 폭발 위험이 적으며, 자원 확보도 쉬워 차세대 대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나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반복적인 충·방전 과정에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수계 전해질로 인한 부식이 발생하기 쉬워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류를 전달하는 얇은 금속판인 전류 집전체 표면에 그래핀을 얇고 균일하게 입히는 기술을 개발해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 성능을 개선했다.
실험 결과 이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 조건(고용량)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150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용량의 약 88.7%를 유지해 우수한 수명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기반이 된 그래핀 코팅층의 구조와 형성 과정을 GIST 중앙기기연구소의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해 원자 수준에서 정밀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래핀 막의 두께, 형상, 층 구조 등 나노 수준의 조성 정보를 상세히 파악했으며, 이는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를 규명하고 최적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아연 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는 핵심 원천 기술이다. 배터리는 물론, 가정용 저장장치·전기차·ESS 등 다양한 응용 분야와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이나 개발도상국의 독립형 전력 시스템(오프그리드, Off-grid)에도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조용륜 박사는 “TEM은 단순한 이미지 확보를 넘어, 재료 내부의 원자 배열과 화학적 조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첨단 분석 도구”라며 “그래핀 기반 전극의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아연 이온 배터리의 소재 설계와 공정 제어가 더욱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안건형 교수는 “이번 기술은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이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로 에너지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정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