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에서 이란 반체제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대해 프랑스 외무장관 장 노엘 바로가 "이란 정권에 대한 저항"이라고 언급하자, 이란 정부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란 외무부는 해당 발언이 정치적 개입이라며 프랑스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고, 영화제의 예술적 판단이 외교적 긴장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2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는 "프랑스 장관의 모욕적인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테헤란 주재 프랑스 대리대사를 초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프랑스가 칸영화제를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파나히 감독의 작품'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는 한 남자가 과거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닮은 사람을 마주치면서 일어난 일을 다룬 작품이다.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란의 복장 규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이를 두고 바로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 정권의 억압에 대해 저항한 파나히가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의 모든 자유의 투사들을 위한 희망이 다시 불붙었다"고 평가했다.
이란 사회와 정치의 민감한 이슈를 꾸준히 조명해 온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반정부 시위 참여 및 반체제 선전 혐의 등으로 수차례 체포된 인물이다.
2010년에는 20년간 영화 제작 및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당국의 감시를 피해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해왔다. 2022년에는 다시 수감됐으며, 2023년 2월에는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한 끝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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