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외출…박정희·육영수 생가 방문
"어머니 생각, 밀려오듯 많이 났다"
이명박, 김문수와 여의도서 오찬 회동
"단일화 끝까지 진심으로 설득해야"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서 두문불출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랜만의 외출을 통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간접적으로 힘을 실었다. 가까운 경북 구미에 있는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이어 충북 옥천까지 나아가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외출에 나서게 된 이유로 김 후보의 생가 방문을 지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7일 오전 경북 구미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후 오후 충북 옥천에 있는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했다. 그는 각 생가 안에 놓인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영정 사진 앞에 헌화한 후 묵념으로 참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 사정이 여러모로 어려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는데 며칠 전 마침 김 후보께서 아버지와 어머니 생가를 방문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오게 됐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육 여사 생가에서 "어머님의 가르침이 많이 떠올라서 어머니 생각이 밀려오듯 많이 났다.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짧게 답했다. 이번 대선을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벗어났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을 일주일 앞둔 이 시점에 이례적인 외출을 통해 부모님 생가를 방문했지만, 대선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김 후보가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에 있는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당시에는 김 후보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 선거를 치러 반드시 이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지원 요청에 "앞으로 어떻게 하면 도와서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을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더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던 바 있다. 이날의 외출은 당시 언급했던 '깊은 고민'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언행이 정제돼 있는 박 전 대통령 특성상 이 정도로도 충분히 지원 사격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도 김 후보와 오찬 회동을 가지고 격려와 조언의 말을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김 후보와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오후 8시 3차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예정돼있는 만큼 김 후보를 배려해 여의도에서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예외없이 서초구 청계재단으로 현역 정치인들을 불러들여 만나왔다.
김 후보와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부터 1시 10분까지 약 70분간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 함께 있던 신 수석대변인은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 장점이 계속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있고 실제로 노동자도 기업도 잘 알고 행정 경험도 해본 좋은 후보기 때문에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줄 거다. 그러니 끝까지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단일화와 관련해선 "본인의 과거 경험을 말씀하면서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김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여전히 벌어져있는 가운데 최근 김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상대로 단일화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1호 공약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신 수석대변인은 "1호 공약을 뭉뚱그려서 하기 보단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를 세분화한 구체적인 공약이나 정책 대안을 내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국제 문제에 대한 걱정도 하셨다. 관세 장벽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화 사회이기 때문에 미국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겉으로는 어떻게 이야기할지 몰라도 대화가 잘 안될 거라는 우려의 말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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