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건설현장 사망사고...‘고령 리스크’의 그림자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5.29 06:00  수정 2025.05.29 06:00

건설기술인 60대 비중 40대 추월...평균 52세

가벼운 부상도 산재로…‘스마트건설’ 대안 부상

3공구 지하 암반 굴착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 뉴시스

최근 건설 현장에서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올해도 산업재해 사망자 중 건설업 종사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장 인력의 고령화가 사고 발생시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8일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산업재해 조사 결과, 건설업에서는 사망자가 71명(51.8%)이 발생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7명(10.9%)가 늘어났다.


전체 사고 사망자는 137명으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건설업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초부터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복합리조트 신축공사장 화재 사고로 6명이 숨지고 경기 안성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이 붕괴되며 4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지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설현장 사망 사고 이면에는 현장 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속에서 청년 근로 기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70대도 현역으로 일하는 상황이다. 이에 시공품질 저하와 함께 건설 현장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된 건설기술인 103만5724명 중 60대 이상은 27만7432명(26.8%)으로 40대(25만 8143명 24.9%)보다 1.9%포인트 앞섰다. 60대 이상 건설기술인수가 40대를 추월한 것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건설 기술인은 건축사나 구조기술사 등 건설공사나 건설기술 용역에 관한 국가 자격증과 학력, 전문 경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국내 건설기술인력의 평균 연령도 52.2세로 2004년(37.5세) 이후 매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 시장 인력 자체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표한 ‘2024년 건설 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51.8세로 나타났다. 건설업 진입 연령도 지난해 39.4세까지 높아졌다. 지난 2020년만 해도 평균 연령은 36.6세에 그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기존 50대 인력이 고령화되며 자연스럽게 60대 이상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작은 부상에도 회복이 더디고 이로 인해 산재로 이어지거나 사고 위험이 커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50대도 젊은 축에 속할 정도로 숙련된 기술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70대 어르신들도 현장에 투입되는 실정”이라며 “건설 인력 고령화는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정부는 건설사고를 줄이기 위해 상반기 감독·점검을 집중 실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도 건설사 추락사고 예방 전담조직(TF)을 운영중으로 다음달 건설안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업계와 공동으로 ‘스마트 건설 기술 활성화’로 적극 대응 중이다. 건설사들은 안전용 폐쇄회로TV(CCTV)와 건설기계 인공지능(AI) 카메라를 도입하거나 모바일 플랫폼 등을 추락사고 예방에 적용해 위험 요소를 낮추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소통을 위한 AI 번역 프로그램도 활용 중이다.


한편 국토부는 건설사들의 경각심 제고를 위해 건설현장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도 다시 공개한다. 건설사업자명, 공사명, 사망자 수뿐 아니라 기업의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사업 정보까지 분기별로 인터넷 등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5년간 공개하다 건설사 반발로 중단한 지 1년 4개월 만에 법 개정을 통한 재공개를 추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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