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공급 SK하이닉스, 2%대 강세…삼성전자도 연이틀 상승
품목 관세 불확실성에 업황 악화 우려로 하반기 반도체주 상승 제한 전망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강화나 미국의 중국 견제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은 호재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한 29일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가 2% 가깝게 오르고 삼성전자는 연이틀 상승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훈풍으로 국내 반도체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미국발 품목 관세 불확실성에 업황 악화 우려로 하반기에는 반도체주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강화나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2% 오른 21만2000원에 마감했다. 전날 2.72% 상승한 데 이어 이날 역시 2%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36% 오른 5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주가가 3.71% 급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셈이다.
그밖에 테크윙(1.71%), 에스티아이(1.22%) 등 다른 반도체주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새벽 발표된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2~4월)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자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기대치에 부합했고, 가이던스도 시장 우려 대비 견고했다"며 "시장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축소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훈풍으로 국내 반도체주가 기지개를 켰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품목 관세 관련 불확실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16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반도체 품목별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무부의 보고서 제출 기한(270일)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행 결정 여부 기한(90일)을 감안하면, 반도체 업종 주가는 올 하반기 내내 품목 관세에 대한 이슈로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부과 전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 노력이 강화돼 단기 실적은 개선되겠지만 재고 증가에 따른 판매 둔화, 관세 여파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등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외부 변수와 별개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강화는 차별화된 주가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RAM 기술 경쟁력 회복에 주목한다"며 "그동안 난항을 겪었던 1cnm(6세대 10나노급) DRAM 수율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와 AMD로 향할 HBM 제품의 양산 테스트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 기술 경쟁력 회복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도 감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에 대응해 중국 시장을 위한 신규 AI 칩을 준비 중"이라며 "미국의 수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HBM 대신 GDDR7 메모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DRAM까지 확대되면 범용 메모리 업황 반등의 지속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수혜 폭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GDDR7 내 70%, 엔비디아로 향하는 GDDR7 내 5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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