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강 주역’ 황연주-김희진, 마지막 불꽃 태울 수 있을까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6.01 12:01  수정 2025.06.01 12:01

10년 넘게 정들었던 소속팀 떠나 새로운 도전 앞둬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한 황연주. ⓒ 한국도로공사

한국 여자배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베테랑 황연주(39)와 김희진(34)이 10년 넘게 정들었던 소속팀을 떠나 새 둥지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한다.


황연주는 새 시즌 한국도로공사, 김희진은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다. 두 선수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을 했고, 선수 생활 말미에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게 되는 황연주는 V리그 원년이었던 200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해 2010-11시즌부터 현대건설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서 무려 15시즌을 뛰었다.


2010년 IBK기업은행 창단 당시 신생구단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김희진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소속팀을 바꾸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배구여제’ 김연경(은퇴)과 함께 2012 런던올림픽에 나서 당시 대표팀의 4강 신화를 견인했던 두 선수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황연주는 지난 시즌 전체 36경기 중 9경기 출전에 그쳤다. 직전 시즌에는 불과 7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팀의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에서 힘겨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예전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면서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다가 극적으로 한국도로공사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희진도 지난 시즌 30경기에 나섰지만 대부분 교체로 투입됐다. 전 소속팀 IBK기업은행에는 최정민과 이주아라는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들의 존재로 이미 입지를 잃은지 오래다.


김희진은 2023년 2월 무릎 수술 이후로 기량이 급격히 저하됐고, 이전에 보여줬던 폼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로 이적한 김희진. ⓒ 현대건설

두 선수에게 이적은 위기이자 기회다. 사실상 현역 시절 마지막 소속팀이 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이곳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연주는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리베로로 포지션을 전향한 문정원의 역할을 대체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현대건설에서 함께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모마와 함께 아포짓 포지션에서 안정감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희진은 현대건설에서 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미들블로커 이다현의 빈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최정민, 이주아가 버티고 있는 IBK기업은행보다는 좀 더 주전 경쟁이 수월해져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희진은 “새로운 팀에서 제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이고 싶다. 기회를 주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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