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전환, 인플레 유발할 수도…억제하려면 단기적 경기 하락 감내해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6.03 09:44  수정 2025.06.03 09:46

마르코 델 네그로 미국 뉴욕 연준 경제분석 연구자문위원

3일 한국은행 주최 국제 콘퍼런스서 세션 발표

녹색 전환(green transition)이 만성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녹색 전환(green transition)이 만성적인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선 단기적인 경기 하락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3일 한국은행이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마르코 델 네그로 미국 뉴욕 연준 경제분석 연구자문위원은 '녹색 전환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가?(Is the Green Transition Inflationary?)' 주제로 세션 발표에 나섰다.


과거 연구는 대부분 녹색 전환이 인플레이션에 제한적인 영향만을 끼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날 네그로 위원은 탄소집약적 산업과 그 외 산업 간의 가격 경직성 차이와 투입산출표에서 나타나는 산업 간 상호의존 관계를 고려해 해당 결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그로 위원은 "뉴케인지안 모형을 통한 분석 결과, 탄소집약적 산업의 가격 경직성이 낮은 경우, 탄소세 부과 시 중앙은행이 잠재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플레이션을 용인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직성이 높은 그 외 산업부문의 가격 상승을 낮추기 위해 경기 둔화를 감수해야 한다"며 "탄소집약적 산업의 생산물이 타 산업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경우, 탄소세 부과로 인한 중간재 가격 상승은 최종 소비재의 가격 변동을 초래해 경제 전반의 물가 흐름을 더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그로 위원은 또 미국 경제에 100개월 간 점진적으로 탄소세를 0달러에서 100달러까지 올리는 상황을 가정해 중앙은행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하고자 할 때 인플레이션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그는 "코어 인플레이션율은 약 10년 간 목표 인플레이션율보다 50bp~100bp 가량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네그로 위원은 "중앙은행 정책결정자는 녹색 전환이 유발하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잠재성장률 달성 사이의 상충 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녹색 전환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녹색 전환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하락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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