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분열 막으려 '독이 든 성배' 마셨다…새 지도부, 당 아픔 치유해주길"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6.12 15:13  수정 2025.06.12 15:25

12일 권성동,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

尹 비상계엄에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

지금도 계엄 왜 했는지 이해 못하고 있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부가 우리 당의 아픔을 잘 치유해주길 바란다"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열어 "계엄부터 대선과정까지 나의 소회를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때문에 일어난 탄핵 정국에서 여러 동료 의원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원내대표로 출마했다"며 "이를 두고 일부 의원들과 언론은 '왜 친윤이 원내대표를 하느냐'라며 비난하기도 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탄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후 '친윤' '윤핵관'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다녔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에게 아부한 적도, 특혜를 받은 적도 없다. 인수위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내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대선 시기부터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까지 윤 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당대표 선거 출마를 중도에 포기한 바도 있다"며 "더욱이 2022년에 이미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자리에 무슨 욕심이 있었겠느냐. 원내대표 출마 선언 당시 밝힌 것처럼,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위법적인 계엄"이라 명명하며 "정치적으로 대단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도 왜 계엄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은 떠나더라도 당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권 원내대표는 "재임기간 내내 민주당과 강하게 맞서 싸우면서도, 국민의힘 내부로부터 부당한 비난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았다. 당내 갈등이 부각될수록 선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위헌·위법적 악법을 막아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당 의원들을 다독이면서 참고 또 참아왔다"며 "우리는 윤석열 정부의 실패와 탄핵,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성찰과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성찰과 혁신이라는 가치가 당권투쟁으로 오염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가업(家業)을 이어받을 때 자산과 부채는 함께 승계된다. 정당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의 일부가 자산만 취하면서 다른 일부에게 부채만 떠넘기려는 행태는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며 "이것은 기회주의이면서 동시에 분파주의다. 우리는 이와 같은 행태를 극복해야 한다. 이제 누구 탓을 하며 분열하지 말자. 같은 당의 동지를 절멸의 대상으로 보지는 말자"고 당부했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 영입에 막대한 역할을 한 것에 대해 후회가 남지 않냐는 질문에 "3년 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당에 경쟁력 있는 대권 후보가 없었고,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당으로 영입해 정권교체를 이룬 점에 대해서는 전혀 후회하는 바가 없다"며 "그때는 그런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답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에 있어서는 정말 잘못된 것이고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이라고 생각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탄핵 정국 당시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을 확실히 긋지 못했단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다수가 조기 탄핵에 대해 반대를 했고, 윤 전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 통해 시간을 벌어야 했다"며 "(그렇게 해야)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조기대선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20명 남짓한 의원들은 정반대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원내대표로서는 그 어느 한 쪽에도 설 수가 없었다"며 "당 지도부라는 것은 구성원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의원총회 돌연 취소 사태를 두고 일부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두고서는 "그만두는 마당에 의총을 여는 게 적절치 않을 것 같아 (의총이 열리기) 전날 밤 의총을 취소하는 게 좋겠단 의사 표시를 했다"면서 "그런데 우리 수석께서 이것저것 의견을 듣는 게 필요해서 그런지 점심시간 늦게 취소하는 바람에 여러 오해를 샀지 않나 싶다"고 해명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강제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후회가 남느냐고 묻자 "결과적으로 단일화 과정에서 김문수 전 장관이 최종 후보로 확정되고, 한덕수 전 총리가 당원 동의를 받지 못해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당시 대선의 최대 과제랄까, 최대 쟁점은 단일화였다"고 힘줘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단일화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굉장히 높았고, 김문수 전 장관도 수십차례 단일화를 하겠다고 국민과 당원과 약속했다"며 "국민들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그 문제를 애써 외면하거나 무시하면 지도부가 과연 국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냐는 이런 비판을 하지 않겠느냐"라고 꼬집었다.


또 "한덕수 전 총리에게도 여러 경로를 통해 경선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했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서 이제는 등록 후보로 간다 했는데 후보 확정 순간까지도 단일화 여론이 죽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의원이나 당원들이 단일화를 해야 승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 요구해서 절차에 부득이하게 돌입할 수밖에 없었단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이 곧 정당 해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홍준표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 헌법에 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경우 해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 당 목적이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게 하나도 없다. 단일화 자체가 문제가 됐다면 벌써 남부지법에서 우리 당에 패소 판결을 내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부지법에서도 아무 문제 없다고 판결을 내린 상태인데 그걸 갖고 위헌정당이라고 해산하라고 결부 짓고 주장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도 정말 아주 지나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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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내란 동조세력 자인하네. 지금도 12.3불법계엄을 이해 못하는 것들이 왜 계엄해제 정족수 미달시키려고 자당 의원들 이쪽저쪽으로 끌고 다녔니? 같은당 동조세력도 이해못하는 불법계엄인데 중무장한 군인들 국회로 탱크몰고 갈 때 주권자 국민들의 불안함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는 뜻 아닌가? 누구보다 먼저 가서 계엄 해제 찬성하고 알콜에 젖어사는 내란수괴를 설득하고 안되면 끌어내리고 석고대죄 했어야 맞다. 이 내란 따까리야!!!
    2025.06.1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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