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반대로 움직이고 하락세도 크지만
대부분 투자자들은 악재에도 '보유' 유지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속에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안전자산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격에도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신고가에 가까운 만큼 조정세가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시장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이 차익실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0.13% 하락한 10만4856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사상 최고가인 약 11만2000 달러에서 약 6%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이를 두고 비트코인에 붙은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과는 맞지 않는 위험자산과 유사한 성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세를 보인 것과 달리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은 최고가인 3500 달러 대비 약 3% 하락한 데 그쳤다. 현재 금은 온스당 3374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과 금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가깝다는 분석은 앞서도 제기된 바 있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신의 SNS에 "비트코인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의 성격보다는 주식시장에 연동된 고위험 '레버리지 베타 자산'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미국 증권 시장에 조정이 발생하는 경우 글로벌 자본은 다시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돌아갈 수 있고, 비트코인이 상승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위험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이번 지정학적 위기에도 상황을 낙관하는 목소리가 높다.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시장에선 '대형 악재'인 전쟁 상황임을 감안하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포테이토는 "비트코인은 지난주 11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작됐지만,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약세를 보였다"며 "이후 전쟁 상황이 지속됐음에도 비트코인은 10만5000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시장이 이슈에 둔감해졌거나 단기적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는 회복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Fx프로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비트코인의 네트워크 데이터를 보면 장기 보유자들은 여전히 보유를 유지하고 있는 비활성 상태"라며 "이들이 차익실현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이 단기 이슈에 신경쓰기보다 오는 3분기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다크포스트도 "최근 대형 투자자,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입금한 비트코인 수량은 이번 상승 시작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이 보유 물량을 매도하기보다는 보유를 선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봤다.
또 지정학적 위기 상황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벨러(Velar)의 공동 설립자 미틸 타코레는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갈등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통화 완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을 더욱 부각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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