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생존 위기 속 사업구조 전면 재편…1.5조 신사업 투자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7.01 14:17  수정 2025.07.01 14:18

석유화학 부진 속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로 사업구조 재편

정관 변경·교환사채 발행 등 총력전…“존립 위한 필수 조치”

태광산업 석유화학 3공장 전경. ⓒ태광산업

태광산업이 석유화학·섬유 업황 부진에 따른 위기 돌파를 위해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개발 등 신사업에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기존 유보금으로는 부족한 자금을 교환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을 통해 확보하고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도 대폭 확대하며 전면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


태광산업은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와 설립을 위해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주력산업인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의 업황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 업종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태광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다. 매출은 2022년 2조 6066억원에서 지난해 2조1218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손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내년까지 집행할 투자 규모는 현재 보유한 투자가용자금을 크게 초과할 것"이라며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올인'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태광산업은 올해와 내년에 약 1조5000억원가량을 투입하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투자계획이 예정대로 실행되면 올해 연말까지 1조원 가량을 집행하게 된다.


태광산업은 신규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의 인수에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미 투자 자회사를 설립해 뷰티 관련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다. 한편으로는 관심 업종의 신규 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현재 유보금으로는 투자자금을 충당할 수 없어 외부 자금 조달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5월 말 기준 태광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금은 1조900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우선 기존 석유화학과 섬유 부문에 5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고,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 치 예비운영자금 5600억원도 의무로 보유해야 한다. 또 석유화학 2공장과 저융점섬유(LMF)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내달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3186억원도 사업구조 재편에 투입할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 사업 목적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에 추가되는 사업 목적에는 ▲화장품 제조·매매 ▲에너지 관련 사업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리츠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에 대한 투자 ▲블록체인 기반 금융 연관 산업 등이 포함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 정부의 정책을 반영해 자사주를 소각하고 이를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을 통해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는 회사의 존립과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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