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고정식 대북확성기 오늘부터 철거 시작…"긴장완화 실질적 조치"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8.04 10:52  수정 2025.08.04 11:53

국방부 "대비태세 영향 없는 범위서 시행"

전방 위치 고정식 대북 확성기 20여개 대상

대남확성기 정비 모습 일부·철거 모습 없어

北과 협의 없었다…남북 대화 분위기 주목

지난 6월 1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 지역에 설치된 대북 방송 확성기 관련 군사 시설물.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 군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날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바 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이 대북 심리전 수단으로 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4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이날부터 대북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군의 대비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거 대상은 고정식 대북 확성기 20여개로, 2∼3일 내 철거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군의 대북 확성기 철거는 지난 6월 11일 오후 2시를 기해 북한을 향해 방송을 중단한지 2개월여만이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현재까지 중단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의 조치는 확성기 가동만 중단한 것으로, 방송 시설을 철거하지는 않았다.


군 당국이 예상과는 달리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철거에 나선 것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에 관해 "북한과의 사전 협의는 없었다"며 "대북방송 중지 이후에 후속 조치 차원에서 국방부에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의 대남 확성기 동향에 대해 "북한은 대남 확성기를 정비하는 모습들이 일부 있었고 철거하는 모습은 없었다"며 "잠깐 '지직' 소리가 나기는 했으나 대남 방송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비 차원에서 점검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를 이유로 지난해 6월 9일 약 6년 만에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남측의 대북 확성기 철거에 북측이 호응 조치를 내놓으면서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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