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꾸려진 국민의힘 '강성 최고위'…'대여 투쟁·당내 통합' 두 어깨에 [8·22 전당대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8.23 06:05  수정 2025.08.23 06:05

'강경파' 신동욱·김민수·김재원, '지도부 입성'

'혁신파' 양향자와 '범혁신' 우재준도 최고위에

당원들 요구 따라 '강경 투쟁 기조' 이어질 전망

여전한 '통합' 목소리에…'합리적 보수' 색채도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서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 최고위원(왼쪽부터 득표율 순으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강경파 위주로 구성된 최고위원 선출을 마무리했다. 이번 8·22 전당대회 동안 대결 구도를 만들었던 혁신파는 두 자리만을 확보하는데 그치면서 지도부 내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최고위원들이 당 혁신과 통합을 원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의식한 행보도 염두에 둘테지만, 당분간은 '대여 투쟁 강화'에 방점을 찍은 당원들의 요구에 맞춘 강경 기조를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충북 청주 오송에 위치한 오스코에서 8·22 전당대회를 열어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 후보를 새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청년최고위원으로는 우재준 후보가 당선됐다.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은 본선으로만 선출되는 만큼 이날 당선자들은 오는 26일 새 당대표가 뽑히는 즉시 최고위원회에 들어가 당의 지도부로 활약하게 된다.


당 선관위에 따르면 최고위원 후보 득표율은 신동욱 후보가 21.09%(17만2341표)로 가장 높았다. 김민수 후보가 18.96%(15만4940표)로 뒤를 이었다. 양향자 후보(12.72%·10만3957표)와 김재원 후보(12.21%·9만9751표)는 각각 3·4위를 기록해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혁신파로 분류됐던 김근식 후보는 12.04%(9만8384표)로 김재원 후보와 0.17%p(1367표차)의 근소한 격차를 보이며 고배를 마셨다. 원내 의원인 최수진 후보도 9.79%(8만24표)로 최고위에 들어가지 못했다. 우재준 신임 청년최고위원은 20만4627표를 얻어 손수조 후보(20만740표)를 3887표차로 꺾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최고위원 후보들의 구성이다. 이번 전당대회 동안 지속됐던 '강경파 대(對) 혁신파' 구도에서 당원들이 '강경파'의 손을 들어줬지만, 혁신파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쉽게 얘기해서 메인은 강경파인데 혁신파를 한 술 넣은 것 같은 느낌"이라며 "1인 2표제로 실시되는 만큼 꽤 흥미로운 구도의 최고위가 꾸려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신동욱 최고위원은 합동연설회 등을 거치면서 뚜렷한 '강경파'의 기조를 보여줬다. 신 최고위원은 이날 수락 연설에서도 "민주당의 줄탄핵·줄특검을 막지 못해 우리는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며 "우리가 잘못해서 지키지 못한 모든 것들과 민주당의 무도한 공세에 대응 못한다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서 신임 청년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당선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수 최고위원 역시 강경파로 꼽힌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페이스북에 "여러분과의 첫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접견을 신청했다"며 "수일 내 (윤 전) 대통령을 뵙고 여러분들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김문수 당시 대선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강경파로 꼽힌다.


혁신파로 분류되는 최고위원은 두 명이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개표 직전 열린 마지막 비전발표회에서 "자를 건 자르고 정리할 건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며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건 두려움 없는 혁신"이라고 말하며 혁신파의 면모를 감추지 않았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친한계로 분류되는 범혁신파 인사로 꼽힌다.


최고위원들이 이처럼 구성되자 당 안팎에선 우선 '대여 투쟁'에 방점을 둔 강경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건 대다수의 당원들이 강경과 혁신에 골고루 표를 준 게 아니라 강경 쪽으로 표를 몰아줬다는 것"이라며 "단일지도체제인 만큼 최고위원들이 강경파 중 한 명이 될 당대표와 같이 가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내 통합에 대한 중요성도 강화되고 있는 만큼 최고위원들이 합리적 보수로 돌아서는 선택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지금 합리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 죽는다는 건 최고위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원외 비중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민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최고위 구성은 당사 압수수색과 조국·윤미향 사면으로 인해 보수 결집이 반영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양향자·우재준 두 혁신파를 뽑아준 것을 보면 당원들의 정서가 '어느 정도 균형은 필요하다'는 쪽인 만큼 최고위원들도 통합을 위해 부드러운 메시지와 활동들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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