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어에도 새해 첫 거래일부터 1440원대 '껑충'
수입물가 상승 등 실물 소비자 물가 압박 커질 수도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새해 들어서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가며 외환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의 총력 저지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1450대로 다시 올라서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1400원 뉴노멀' 시대가 고착화됐다는 인식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 '전방위 압박'에도… 새해부터 다시 튀는 환율
지난해 말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1500원 선 돌파를 막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카드를 잇따라 꺼내 들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자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확대, 국내 기업의 해외 자금 국내 복귀 유도 등 강력한 수급 대책을 내놓았다.
이러한 조치로 연말 환율은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락하는 등 수위를 낮췄다. 지난달 26일에는 장중 20원 가까이 급락하면서 1429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환율은 다시 1440원대로 튀어 올랐다.
이어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원 오른 1450.6원에 마감하며 또다시 1450원대로 올라섰다.
정부의 인위적인 수급 조절이 환율의 상승 추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환율에 물가도 뛴다… 민생·기업 경영 '이중고'
문제는 고환율이 실물 경제를 직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린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비용이 올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지난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선을 유지할 경우 물가상승률이 2.3%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6%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소비자물가는 2% 중반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뉴시스
"달러 약세여도 원화 강세는 별개"…구조적 약세 우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달러화 자체가 약세로 돌아서더라도, 원화가 강세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낮은 수준이고, 해외 투자 확대 등 구조적인 자본 유출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외환당국 역시 지난 8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작년 말 이후 원화에 대한 일방적인 약세 기대가 일부 해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되어 있는 만큼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 전망 "1400원대 박스권 전망 우세"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의 올해 환율 전망치는 대체로 1400원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6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평균 환율을 1413.75원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달러화 약세와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 등으로 원화 약세 흐름이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수출 위축과 미국산 에너지 추가 수입에 따른 단가·운송비 상승, 현지 투자 의무 이행 등은 대외수지에 부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지속적인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및 국내 주식시장 강세 속에 단기적으로 레벨을 낮춰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는 1400원대에서 순차적으로 하단이 지지되며 하락하고, 2026년 상반기 중 1300원대 후반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로 가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 및 경기 하방 압력 부각 속 달러 강세의 되돌림이 나타날 경우 달러-원도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한국의 저성장 구조 속 둔화하는 잠재성장률을 고려한다면 달러-원은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또한 "해외 투자 지속 증가와 달러 약세 조짐도 보이지 않아 당분간 1300원 중반에서 1400원 중반의 박스권 등락이 거듭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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