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공동합의문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얘기 잘된 회담"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08.26 08:47  수정 2025.08.26 08:52

"한미정상회담 성공적…트럼프, 李에 '위대한 지도자'"

"농산물 추가 개방·주한미군 감축 등 언급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성공적인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회담이 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한미정상회담 및 방미 일정 관련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전사다'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등 말로 여러 사람 앞에서 여러 차례 친밀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양국 취재진과 약식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후 오찬과 함께 진행된 비공개 회담에서 교역 및 관세 협상 등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자리에선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를 비롯해 피습 사건, 한국 여성 프로골퍼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써서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들이 겪은 과거 피습 사건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며, 과거 암살 위협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상황을 언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의 여성 프로 골퍼들이 왜 그렇게 실력이 좋은가"라고 비결을 묻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마도 손재주가 좋은 민족적 특성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여성 프로 골퍼들이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진 다음까지 종일 연습한다고 들었는데, 열심히 연습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되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이재명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 참석한 한국 측 참모진들의 이름표에 직접 사인을 해 주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대통령실은 강조했다. 다만 실질적인 성과로 평가되는 '공동 합의문'까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공동 합의문을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냥 기분 좋게 마무리됐다"며 "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 얘기가 잘 된 회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역 통상 협상 관련해) 정상 간 구체적인 세목을 가지고 서로 얘기를 한 건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세목을 따지기보단 서로 기분 좋게 칭찬하고 과거 얘기를 하는 등 기분 좋은 오찬 자리였다"고 했다.


이에 따라 농산물 추가 개방 여부와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 쟁점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강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워낙에 좋은 관계가 아니냐'라는 정도의 얘기가 나왔지, 그런(주한미군 감축 문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회의하고 무슨 계약을 하는 것처럼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칭찬하면서 끝났다"면서 "협상 얘기가 구체적으로 오간 것은 없고 '잘 알아서 하기 바란다'라는 정도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하고 얘기가 끝났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보 등 쟁점이 사실상 해소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그조차도 얘기가 안 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며 "처음에는 분명히 '무역에 대한 얘기부터 하자'라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조선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시작해서 결론적으론 남북 관계를 비롯해 에이펙에 참여해 관계를 더 해 나가겠다는 우호적으로 풀린 상태에서 끝났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북중·북러 관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런 부분은 사실 정확하게 몰랐다"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북한에서 파병을 하거나, 핵심 기술 부분이 러시아에 전수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를 전달했다"며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도 멀리서 보면 늘 언제나 가까운 것 같지만 복잡 미묘한 관계일 수 있다 등 인접 국가에서 알고 있는 정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의견을 되게 의미 있게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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