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李대통령 만나 "취임 100일, 불확실성·불안감 증가…균형추 잡아달라"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9.08 14:20  수정 2025.09.08 14:24

李대통령·정청래 대표와 오찬 회동

張 "대통령보다 특검 더 많이 보여"

"野는 없고 與만 보였단 우려 있어"

"특검·내란특판, 거부권 행사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오찬 회동 자리에서 취임 100일을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증가한 시기였다고 평가하면서 "특정 진영이 아닌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도록 균형추를 잡아달라"고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 앞서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를 끝내는 대통령이 돼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 6월 22일 민주당 김병기 당시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이후 78일 만이다.


그는 "내가 정청래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대표가 되자마자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다.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 대통령께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경영인과 함께 여러 민생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대화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는 정 대표가 취임 이후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발언하며 국민의힘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을 단군신화에 비유해 부드럽게 받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증가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 와중에 또 북·중·러의 위협으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 그런 점에 대해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살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 환경도 녹록지 않은 것 같다. (더 센) 상법과 노란봉투법이 통과됐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 강력한 적용을 말하면서 지금 건설 경기가 악화되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에 따라 고용도 악화되고, 청년 실업도 증가하고,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증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인데 여러 여건을 살펴서 기업들이 숨쉬고 원활히 기업 활동할 수 있는 여건들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번에 발표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수요자 욕구와는 거리가 먼 공급자 중심의 대책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이번 부동산 정책을 '소비자는 최신형 핸드폰을 갖고 싶은데, 공중전화를 계속 늘리면 수요자의 수요와 맞지 않다'고 표현하는 국민들도 있다. 규제 중심이 아니라 민간 주도의 수요자 중심의 공급 정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검찰청 등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선 "정부 조직 개편은 그 정부의 국정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것 아니겠느냐"라며 "정부 조직 개편이 특정 집단을 위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조직 개편이 됐으면 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검과 관련해서 장 대표는 "취임 100일을 평가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선 '그동안 대통령보다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 국회도 야당은 없고 여당, 한 당만 보였다'는 우려도 있는 것 같다"며 "특검의 이런 수사 또 여당의 입법 강행이 계속된다면 앞서 말했던 국민들의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이 두려움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잘 관리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만약에 특검이 계속 이렇게 야당을 탄압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다면 결국 특검이 겨냥하는 것은 야당이 아니라 국민이고, 민생일 수밖에 없다"며 "특검을 과거에 대한 청산이라고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무리한 수사가 인권 유린이나 종교 탄압으로도 비춰질 수 있다. 지금 국민은 특검이 아니라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장 대표는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법안들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주십사 하는 건의를 드린다"며 "그렇지 않다면 특검을 연장하거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법안들이 결국 대통령의 뜻과 같은 것이 아니겠나라고 국민들이 오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헨리 키신저가 정치적 대화는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라고 했는데, 특정 진영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 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사망한다. 대통령이 지금 균형추의 역할을 해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대통령께서 정치를 복원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주신다면 야당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민생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협조할 부분은 적극 협조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그래서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대통령께서 정부와 여당과 야당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 주시고, 그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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