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부진 완화”…소비지원책, 시장금리 인하 영향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09.09 12:01  수정 2025.09.09 14:06

주거·비주거용 부진…건설투자 불황

對美 수출…자동차·부품 -6.1% 뚝

KDI “반도체 등 추가 관세로 불확실 짙어”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경기 부진 흐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건설투자 부진은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의 소비지원책,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소비 부진이 다소 해결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지만 건설 부진, 수출 불확실성은 내수 회복의 긍정적 흐름을 방해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매판매, 숙박·음식점업 증가 확대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매장에 소비쿠폰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는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부진이 차츰 해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품소비와 밀접한 소매판매 증가폭이 확대되고, 서비스소비도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7월 숙박·음식점업(-2.7%→1.6%),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2.1%→5.5%) 등 소비와 밀접한 생산이 증가 전환했다.


시장금리 하락세, 2분기 국내총소득 증가세(-0.1%→1.5%)도 소비 개선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7월 들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가전제품 환급사업 등 정부의 소비지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소비 부진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달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고려해 이 같은 경제 상황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25.5%)에 따른 여행수입 증가(33.1%)도 국내 소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까지 더해져…건설 부진 장기화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모습.ⓒ연합뉴스

KDI는 건설투자 부진, 설비투자 증가세 조정, 낮은 제조업 가동률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KDI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생산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생산(2.1%) 중 도소매업(2.6%→5.8%) 증가폭이 커지고, 숙박·음식점업(-2.7%→1.6%) 부진이 완화되며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생산(1.6%→5.0%)은 반도체(20.5%)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자동차(1.7%→6.4%), 전자부품(-21.4%→5.3%) 등이 개선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KDI는 “광공업생산의 증가폭 확대에는 지난해 7월 생산시설 정비, 임금 협상 등으로 자동차 생산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건설업생산(-12.1%→-14.2%)은 장기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도 102.4%에서 101.7%로 하락했으나 평균가동률(72.5%→72.4%)이 지난해 연평균(72.7%)을 하회하는 낮은 수준에서 정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투자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이어갔다. 7월 건설기성(-12.1%→-14.2%)은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전월에 이어 크게 줄었다.


KDI는 “건축부문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부진하면서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토목부문도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건설기성 부진에는 폭염 등 기상 여건 악화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폭염은 지난해 4.3일에서 올해 14.5일로 장기간 유지됐다.


KDI는 “건설수주와 건축착공면적 회복세는 향후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부동산PF 대출심사 강화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지방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건설투자의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美 관세 위법 판결, 추가 관세 등 불확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연합뉴스

미국의 관세로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미국 수출이 감소하는 등 관세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이 조정되며 향후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도체 관세 부과, 자동차 관세 인하 시기도 불확실해 수출 하방 압력은 높은 상황이다.


8월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32.8%) 호조세가 이어지고, 자동차(13.6%)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품목(-3.0%)은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출(-8.1%)이 반도체(56.8%)의 높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자동차 및 부품(-6.1%), 철강(-32.1%)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KDI는 “상호관세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반도체·의약품 관세 부과 예고와 미국 연방 항소법원의 관세 위법 판결 등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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