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의 ‘영남 2찍’ 생매장 선동
‘모진 말’은 이재명 대통령이 발군
정청래 대표가 민주주의 설파하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전남 나주에서 가진 북토크 중, 자신이 영남의 여권 지지자들에게 했다며 소개한 말이다(데일리안. 9.5).
표현을 이같이 못되게 하는 것은 재주인가 아니면 인성의 본바탕인가? 도무지 이해 못할 정도로 말본새가 흉악하고 거칠어서 갖게 되는 의문이다.
최강욱의 ‘영남 2찍’ 생매장 선동
‘총알이 아니라 투표로(No Bullets But Ballots)!’
이게 민주주의의 의의이고 진수다. 대립과 갈등, 증오와 적개심을 무력으로서가 아니라 투표로서 해소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절대적 전제이고 원칙이다. 이 원칙이 지켜지는 한 민주주의는 건실하게 작동한다. 반대의 명제도 물론 성립한다. 이 원칙이 무너지면 민주주의는 작동을 멈추고 그 체제는 와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 유세에서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고 역설하던데 민주주의에서 이 두 가지 수단은 공존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선택 가능한 것일 수도 없다. 투표의 영역은 민주주의이고 총알의 영역은 전체주의나 전쟁터이다. 대통령선거 유세에서 하나 마나 한 말,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태연히 강조했지만,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그게 멋있는 구호로 들렸던지 언론들도 일제히 기사 제목으로 옮겨 놨다.)
최 씨의 말이 더욱 고약한 것은, 자신의 출신 지역인 호남에 가서 그곳 사람들에게 영남의 ‘2찍’들을 싹 모아다가 묻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은유(隱喩)였다고 할 것인가? 아무리 증오스럽다고 해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국민 모두를 생매장이라도 해서 배제해야 한다는 발상 혹은 상상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소름이 끼친다. 이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해주기 무섭게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그를 당 교육연수원장으로 임명했다. 그 직함을 가지고 그는 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건과 관련 ‘2차 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영남 2찍’들에 악담을 퍼부은 지난 4일에도 그는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었다. 7일 ‘2차 가해’ 파문이 확산하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
(‘영남 2찍 생매장’ 발언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측에서도 이렇다 할 반발이 안 나왔다. 지난해 3월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유세 중에 젊은 남성더러 “설마 2찍, 2찍은 아니겠지?”라며 웃음을 터뜨렸을 때는 ‘국민 갈라치기’라고 비난하더니 이번엔 문제 제기조차 안 한다니!)
‘2찍’ 발언의 원조 이 대통령도 ‘잔혹 언사’로는 발군이다. 그는 2016년 12월 3일 성남시장으로서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당시)을 ‘전 대통령’으로 호칭하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은유가 아니라 직설이었다. 최 씨는 ‘생매장’ 표현에 관한 한 그의 제자라고 할 수 있다.
‘모진 말’은 이재명 대통령이 발군
이 대통령 정권 아래서 특별검사들이 지금 한창 직전 정부 요인들을 박살 내기에 여념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임명을 받은 특검이 사실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저의 통제 아래 있지는 않지만…”이라며 자신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트럼프가 통역의 말을 자르며 “혹시 그 특검이 정신 이상자 잭 스미스(트럼프 기소 검사) 아닌가요? 그 사람 미국에서 데리고 간 것 아니에요? 그는 병든 인간이에요”라고 냉소적 발언을 쏟아내고서는 “농담이다”라며 눙쳤다. 이에 미국 측 참석자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고, 이 대통령도 덩달아 웃었다. 자신을 향한 조롱성 농담을 들으면서!
이 대통령이나 최 씨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좌파 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언어는 단정적·공격적·모욕적이다. 못된 말만 골라서 하는 인상을 준다. 거기에다 협박을 곁들인다. 당장 돌아서면 거짓임이 탄로 날 말이라도 주저 없이, 거침없이 한다. 거짓말도 큰 소리로 계속해대면 참말이 된다고 믿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게 좌파들의 선전선동술이다.
말만 못되게 하는 게 아니다. 이들은 기회만 있으면 파괴 본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입으로는 ‘개혁’을 말하지만, 그들이 기도하는 것은 ‘혁명’이다. 고치고 바꾸는 것은 좌파적 방식이 아니다. 기성의 질서·제도·체제, 나아가 사람까지 파괴하고 그 위에 자신들의 이상 사회를 세우는 게 이들에게는 궁극의 정의(正義)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을 26회나 언급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소속 의원 107명의 제1야당을 ‘내란당’으로 몰아세우고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위협을 당 대표의 이름으로 가할 수 있는 세력이 바로 좌파다. 우파는 겁이 나서도 그런 말을 못 한다. 그래서 맨날 비실비실 끌려가는지도 모르겠다. 이왕 말을 꺼냈으면 국민의힘 해산을 실제로 추진할 일이다. 맨날 말만으로 윽박지르지 말고….
위헌 정당 심판 청구권은 정부에만 있으니 정 대표는 지금부터라도 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을 설득하시라. 헌법재판소는 정권에 우호적이고, 사법부는 정권 측의 파상공세로 기진맥진한 상태이니 걱정할 게 없지 않은가.
정청래 대표가 민주주의 설파하다
‘극우’라는 말을 국민의힘에 갖다 붙이려면 민주당 스스로 ‘극좌’의 머리띠를 두르고 나설 일이다. 국무위원들을 비롯 윤석열 정부의 요인들에 대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전까지 민주당은 27번이나 탄핵소추를 발의했다. 정부를 마비시키기로 작정한 듯한 독수(毒手: 독한 수단)였다. 그러고서도 ‘극좌’가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바로 그 솜씨로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라는 것이다.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 조르주 자크 당통 등 자코뱅파가 ‘혁명의 적’들을 가차 없이 처단했던 선례를 본받아서!
‘민주주의’를 정 대표가 내세우는 게 너무 어색하다.
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한 사람 쫓아내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 폐지법’(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설치법) 입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 민주주의 신봉자들의 자세인가.
② 지귀연 판사 한 사람을 윤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에서 배제하려고 ‘내란특별재판부’설치 압박을 가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적 지위에 대한 중대한 도전과 위협 아닌가. 전현희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이 지 판사를 전보·징계하면 특별재판부는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하던데 이보다 더 노골적인 협박이 달리 있을까?
③ 이영훈 여의도 순복음 교회 담임목사,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 김 목사 특검 출석 요구,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세이프코리아’ 대표) 구속수감 등은 특검이 하는 일이니까 민주당과는 무관한가?
④ 검찰청 해체, 공소청·중수청 신설, 검찰의 수사권(보완수사권 포함) 완전 폐지에 대한 법조계·학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영했는가? 헌법에 명기된 ‘검찰총장’과 그가 지휘하는 검찰청을 없애는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들에 대해 귀를 막으면서 ‘민주주의’를 운위하기가 낯 뜨겁지 않은가?
⑤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 감방에서 특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는 과정이 촬영된 CCTV 영상 일부를 유출·전파시킨 민주당 혹은 조국혁신당 의원이 누구인지 찾아냈는가? 오불관언(吾不關焉: 나는 그 일에 상관하지 않는다)이 정청래식 민주주의인가?
권력은 장악하는 순간 그 주인의 자제력을 마비시키는 괴력을 가지고 있다. 권력은 ‘절대 반지’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 그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주인은 권력의 노예가 된다. 인류의 정치사는 그 절대 반지를 자신이 가졌다고 착각한 사람들의 인성이 어떻게 변하고 어떤 종말을 맞는지를 보여주는 대하드라마이다. 일찍 죽은 자만이 참혹한 종말을 피할 수 있었다고 역사는 가르친다.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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