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경기 안 남았다' 각오 다진 '피넛' 한왕호 "결승 무대, 그 하나만 보고 달린다"[인터뷰]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9.15 13:47  수정 2025.09.15 13:58

"롤드컵보다 눈앞의 LCK 승리가 더 간절"…T1전 승리로 연패 탈출

개인의 부활이 곧 팀의 부활…"결과로 증명할 것"

'피넛' 한왕호가 14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프로 경력이 길어질수록 한 경기의 무게는 달라진다. 2015년 데뷔 후 수많은 영광의 순간을 경험한 '피넛' 한왕호에게 이제 LCK에서의 한 경기 한 경기는 단순한 승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숙적 T1을 꺾고 길었던 연패에서 벗어났을 때, 그의 시선은 당장의 2025년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보다 눈앞에 남은 LCK 무대를 향해 있었다. 그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 남지 않은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최고의 마무리를 짓겠다는 간절한 각오다.


'피넛' 한왕호는 지난 14일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 종료 후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월드 챔피언십 진출은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며 입을 뗐다.


그는 "LCK에서 할 수 있는 경기가 이제 몇 경기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경기를 무조건 이겨 결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고 T1전 승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한화생명e스포츠는 '피넛' 한왕호의 활약에 힘입어 T1에 3대 0으로 승리했다.


이어 "MSI 선발전부터 T1과 젠지에 계속 패배하며 연패가 길어졌기 때문에 정말 이기고 싶었다"며 "4, 5라운드를 거치며 개인적인 실력과 자신감을 되찾았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라는 생각을 오늘 이뤄낸 것 같아 기쁘다"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피넛' 한왕호가 14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T1을 상대로 한 이번 승리는 철저한 분석과 준비의 결과였다. '피넛' 한왕호는 "T1과 젠지는 소위 '턴'을 굉장히 잘 쓴다고 생각한다. 집 타이밍을 잡거나 오브젝트를 치는 판단이 우리보다 한 템포 빠르다고 느껴 2주간 연습하며 그런 부분에서 밀리지 않으려 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1세트에 깜짝 등장한 '뽀삐' 픽에 대해서는 "우리가 준비해온 플랜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6월 중순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우려를 샀다. '피넛' 한왕호는 부진의 중심에 그 자신도 있었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롤은 한 명이 무너지면 모두에게 영향이 가는 게임"이라며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그의 해법은 단순하고도 명확했다. 바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었다. '피넛' 한왕호는 "결국 제 개인 기량이 올라와야 다른 팀원들을 신경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믿었다"며 "개인의 폼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고 그것이 팀 전체가 살아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길어진 연패 속에서 그의 멘탈을 다잡아준 것은 '아쉬움'이었다. '피넛' 한왕호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역전당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 팀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길 수 있는데 아쉽다'는 마음이 너무 강해 꼭 나중에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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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의 앞에는 KT 롤스터가 서 있다. 앞서 진행된 KT 롤스터와 젠지의 경기를 지켜본 그는 남다른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말했다. '피넛' 한왕호는 "KT 롤스터 선수들이 이기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이기고 싶다는 욕망이 많이 생겼다. 특히 KT 롤스터에는 같이 했던 선수들과 코치, 감독님들이 많아 뭉클했다"고 밝혔다.


이어 "KT 롤스터가 중후반 한타와 집중력이 좋다고 생각하기에 그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넛' 한왕호는 한화생명만의 저력이 '선수 개개인의 검증된 실력'과 그로부터 나오는 '굳건한 신뢰'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팀원들은 모두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본 선수들"이라며 "그렇기에 잠시 흔들리더라도 결국 다시 해낼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팀의 중심을 잡아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피넛' 한왕호는 "출발은 좋았지만 중후반에 아쉬운 성적을 보여드렸다. 하지만 결승에만 진출하면 모든 것은 과거의 일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로 보여드리는 데 집중할테니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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