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날 택해 일방적 출석"…특검팀, 한학자 총재 강제수사 시사 (종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9.17 15:19  수정 2025.09.17 15:47

전날 권성동 구속 여부 지켜본 후 출석 판단

특검 "법에 정해진 원칙·절차 따라 엄정 처리"

'주가조작' 웰바이오텍 경영진 소환도 예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세 차례 소환 불응 후 자진 출석한 한학자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에 대해 강제수사 의사를 내비쳤다.


한 총재 측은 건강상 이유로 그간 소환에 불응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특검팀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구속 심사 이후 출석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사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출석했다고 보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브리핑을 통해 "금일 한 총재 조사는 피의자가 특검의 3회에 걸친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법원의 공범(권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후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해 특검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특검에 출석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46분께 특검팀 사무실에 자진 출석했다. 그는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온 것에 대해 "수술 받고 아파서 그랬다"고 말했다.


한 총재의 특검팀 출석은 세 차례 소환 불응 끝에 이뤄진 것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게 지난 8일과 11일, 15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 측은 심장 시술에 따른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한 총재는 특검팀의 첫 소환 통보 이후 돌연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 특실에 입원해 다음 날인 4일 심장 관련 시술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통일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건강 악화로 예정됐던 진료였지 수사를 피할 의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통일교는 "총재는 지난 2015년 11월 서울성모병원 심장내과에서 심방세동, 심부전 등 질환이 발견돼 약물 치료를 받았다"며 "추적 관리를 받아 오다 올해 8월 초 절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은 3차 소환 예정일이었던 15일에서 이틀이 지난 시점에 한 총재가 자진 출석한 점을 지적하며 권 의원 구속 여부를 지켜보는 한편 체포영장 청구를 어렵게 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봤다.


김 특검보는 "향후 이 사건(세 차례 소환 불응 후 자진 출석)을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30일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22년 4월∼8월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청탁한 내용은 ▲국제연합(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YTN 인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 공소장에 윤 전 본부장의 청탁과 금품 전달 행위 뒤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고 적시했다.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윤 전 본부장과 공모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발부로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공범'으로 지목된 한 총재를 조사하기 위해 50여쪽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구세현 전 대표를 오는 18일 오전 10시에 불러 조사한다. 19일 오전 10시에는 이기훈 회장(겸 삼부토건 부회장)을 소환한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2023년 5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한 무렵 전환사채(CB) 발행·매각으로 투자자들은 약 4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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