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미국 워싱턴포스트紙' 기고
"조지아 사태, '동맹 자존심' 건드려"
"'전용 비자 도입'으로 '투자 안정성'
보장해 '번영 파트너십'으로 나가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우리 근로자 구금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 청년층의 인식이 한미관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한미 동맹의 실익을 재건하기 위해 "미국 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해외 기술 인력이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는 전용 비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준석 대표는 24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지금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젊은 세대가 이번 조지아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것은 향후 20~30년 한미관계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조지아주 현대–LG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이민 당국의 대규모 단속은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한미동맹의 신뢰를 시험대에 올린 사건"이라며 "이번 사태는 동맹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뿐 아니라, 한국의 대미 투자와 미국의 투자 환경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낳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2000년대 이후 반미와 반중의 변곡점은 대체로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에서 비롯됐다"며 "젊은 시절에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반공 이데올로기의 근간을 형성했듯,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여중생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은 그 무렵의 젊은 세대에게 이념적 상흔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또 "반대로 2016년 사드(THAAD) 미사일 배치는 명백한 방어적 조치였음에도 중국이 대규모 경제적 보복을 감행해 한국은 관광·문화·유통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이때의 경험은 한국의 젊은 세대가 중국의 진의를 의심하고 불신하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지아주는 동맹의 성과가 집약된 상징적 현장이었다. 현대차와 LG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수천 명의 미국인을 고용할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었고, 이는 추상적 약속이 아닌 구체적 실천으로 동맹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이었다"며 "그런 현장에서 발생한 이번 단속은 투자의 신뢰를 흔드는 명백한 악수(惡手)"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 하면서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단속으로 그 신뢰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며 "본국의 가족과 기업은 왜, 어떻게 그들이 구금되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불확실성과 불투명성은 투자 의사 결정에 필수적인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프로젝트 지연과 지역사회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중국은 이번 사태를 집중 보도하면서 '미국 투자 불안정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보도가 아니라 동맹을 이간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움직임"이라며 "만약 이번 사태를 잘못 관리한다면 과거의 반미 정서가 되살아나고, 동맹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해법은 분명하다.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를 본떠, 미국 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해외 기술 인력이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는 전용 비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이 제도로 명확한 비자 범주를 마련하면 단속의 혼선을 줄일 수 있고, 집행 기관은 실제 불법 체류자 단속에 집중할 수 있으며 기업은 프로젝트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투자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런 제도를 양국이 함께 추진한다면 조지아 사태는 불안 요인이 아니라 협력 강화를 위한 역사적 계기로 전환될 수 있다. 동맹은 단순한 이해관계의 거래가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들자는 약속"이라며 "이번 조지아 사태를 계기로 양국이 제도를 정비하고 신뢰를 공고히 한다면, 한미동맹은 안보를 넘어 글로벌 번영의 파트너십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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