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방소멸 해법은 직업교육에”…이주여성, 폴리텍 실습장서 ‘구슬땀’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5.09.18 14:26  수정 2025.09.18 14:33

폴리텍, 지역경제 활성화 앞장

이주여성 위한 기술·한국어 교육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 이주배경구직자 교육과정에서 교육생들이 배관제작 및 조립 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 실습장에선 이주여성들의 직업교육에 대한 열정이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17일 방문한 폴리텍대 에너지설비과 실습장에선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여성 20여명이 직업교육 훈련을 받고 있었다.


충남 홍성에 위치한 폴리텍대 충남캠퍼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섰다. 지속적인 인구 유출로 지역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폴리텍대 충남캠퍼스는 최근 비학위과정인 신중년특화과정을 확대하고 이주배경구직자과정을 신설했다.


이주여성, 한국어와 기술로 정착 기반 마련


폴리텍은 이주여성의 정착을 돕기 위해 배관제작 등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충남 홍성은 지방 소도시 특성상 결혼이주여성 비율이 높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우리나라 국적 취득이 중요한데, 폴리텍은 이같은 수요에 맞춰 한국어 교육 과정도 비중있게 실시 중이다.


에너지설비과에서 직업교육을 받는 다문화가정 출신 김로날린(37·여) 씨는 “한국에 와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직업교육을 받게 됐다”며 “폴리텍의 한국어 교육으로 올해 국적을 취득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주이환 에너지설비과 학과장은 “이주여성의 본격적인 교육은 작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며 “이들의 언어 및 구직 문제를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설비과는 에너지관리, 가스, 소방설비, 용접, 공조냉동 등 산업현장 전반에서 활동하는 설비 분야 전문 기술인재 양성 학과다. 법정채용자격 취득을 위해 대기업 취업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서는 이주여성 출신 교직원도 만날 수 있었다.


폴리텍에서 환경 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정래아(45·여) 씨는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곳에 폴리텍 이주배경구직자과정을 지인들에게 소개했다”며 “기술도 가르쳐주고 한국어도 배울 수 있어 (이주여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결혼이주여성 김로날린 씨가 현장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인생2막 꿈꾸는 신중년…“체득한 기술로 지역 성장 이바지”


폴리텍은 중장년의 인생2막을 지원하기 위해 ‘신중년특화과정’을 운영한다.


먼저 찾은 곳은 전기내선공사반이다. 중장년 예비구직자 10여명이 실습장에서 전기공사 교육을 받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30년간 군(軍)에 몸담은 이상개(53·남) 씨도 이곳에서 인생2막을 꿈꾸고 있다.


이상개 씨는 “폴리텍대는 실습 위주 교육으로 많은 교육생이 만족하고 있다”며 “이번 교육으로 자격증을 취득해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용 전기과 학과장은 “취업이 잘되는 인기 직종인 전기 분야는 모집 과정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며 “지난 6월에 수료한 교육생 24명 중 23명이 자격증(전기기능사)을 취득해 합격률 또한 높다”고 설명했다.


이 학과장은 “지역 특성상 농가가 많은데 (교육을 받으면) 비닐하우스 등에서 간단한 전기공사는 직접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전기기술을 습득한 교육생은 지역사회 기여의 일환으로 재능기부 형태 봉사활동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지게차운전 교육현장이었다.


이곳에서 지게차운전을 훈련 중인 전재수(63·남) 씨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지게차 운전을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전씨는 “폴리텍은 지게차 운전 실습뿐 아니라 안전교육도 비중 있게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 교육으로 동료를 위하는 협동심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 중장년특화과정 교육생들이 전기내선실습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미래산업 인재 양성 선도…전기차·이차전지 등


폴리텍은 급변하는 선업환경에 맞춰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스마트팜 교육 등을 꾸려 미래 산업 인재 양성을 선도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기술을 배워 인근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수료생의 상당수는 폴리텍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해 홍성군에서 일자리를 얻고, 지역에 정착한다.


폴리텍대 관계자는 “지방 인구소멸을 막기 위한 일자리 해법은 직업교육에 있다”며 “청년·중장년·다문화여성까지 모두 아우르는 열정 가득한 직업교육 현장을 꾸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