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펀드 1년 성적표…수익률 ‘맑음’, 파급력은 ‘흐림’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25 05:01  수정 2025.09.25 05:01

금투협 서유석 회장 주도로 탄생한 연금 특화 자산배분형 펀드

출시 이후 평균 수익률 10%…은행 예적금 대비 5배↑

자금 유입은 제한적…“은행 판매 막혀 접근성 떨어져”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뉴시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주도로 탄생한 연금 특화 자산배분형 펀드인 ‘디딤펀드’가 출시 1년을 맞이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디딤펀드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25곳의 디딤펀드 출시 이후 평균 수익률은 약 10%에 달한다. 최근 은행 예적금 금리가 2~3%대인 점을 고려하면 약 5배 높은 수준이다.


디딤펀드는 주식·채권 등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퇴직연금 특화 브랜드로, 예적금 대비 수익률이 높은 게 특징이다.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부담을 낮춰줄 수 있어 장기 투자에 유리하다는 게 금투협과 업계 평가다.


앞서 서 회장은 취임 공약으로 디딤펀드를 제시했다. 당시 퇴직연금 시장의 몸집이 약 400조원에 육박할 만큼 확대된 데 비해 원리금 보장형인 ‘초저위험’ 상품에 수요가 몰리고,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내걸은 야심작이다.


이후 서 회장은 은행 예적금에 묶여 있는 퇴직연금을 금투업계로 가져오겠다는 목표 하에 디딤펀드 출시를 준비했다. 이에 지난해 9월 25일 국내 25개 자산운용사가 동시에 디딤펀드를 출시했고, 서 회장은 운용사 릴레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상품 홍보에 주력했다.


하지만 아쉬운 측면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디딤펀드에는 약 1600억원의 설정액이 추가 유입됐다. 이때 신한·삼성자산운용 등 일부 상품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설정액을 10억원도 모으지 못한 펀드가 적지 않다.


우수한 수익률에도 시장 관심이 부족한 배경으로는 제한된 판매 채널이 거론된다. 현재 디딤펀드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판매되고 있다. 이는 경쟁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이 다수의 퇴직연금 사업자 채널에서 가입 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딤펀드를 노후 대비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서 회장의 포부가 어느 정도 이뤄진 듯하나, 시장 내 파급력은 아쉬운 편”이라며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아 가입 경로가 제한되는 만큼 접근성이 떨어져 인지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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