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관 삽으로 9m 깊이 땅굴…길이만 120m
승용차로 체포 시도한 경찰차 앞범퍼 들이받아
경부고속도로 지하를 관통하는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신현일 부장판사)는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특수절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양형 요소로 주장하는 여러 사정은 이미 원심의 변론 과정에 드러났거나 원심이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 조건이 되는 사항 및 양형 기준에 별다른 사정 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공범들과 함께 2023년 9월29일부터 같은해 10월12일까지 경기 안성시 땅속에 묻힌 송유관에 석유 절취시설을 부착해 7차례에 걸쳐 3500만원 상당의 경유 21000ℓ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2023년 2월부터 7월까지 안성시 창고에서 삽, 곡괭이, 전동드릴을 이용해 수직 방향으로 약 9m 깊이의 땅굴을 판 뒤 같은 지역에 있는 경부고속도로를 관통하는 길이 120m(높이 1m, 폭 1m)의 땅굴을 파 송유관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지난해 2024년 10월 대전에서 차량을 정차한 사이 경찰관들이 운전석 문을 두드리며 경유 절취 사건으로 체포하려 하자 승용차를 몰아 경찰차 앞범퍼를 들이받은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석유 절취 행위는 특별재산에 대한 절도일 뿐만 아니라 폭발이나 화재로 인한 공공 안전에 대한 위험, 누출된 석유로 인한 오염 등 사회적 해악이 매우 커 엄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며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주식회사 대한송유관공사가 입은 피해가 복구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나머지 공범 3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등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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