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일 '오세훈 때리기'…지방선거 기싸움 시작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10.12 06:10  수정 2025.10.12 06:10

오세훈 '강북 정치인 재개발 책임론'에

민주당 "책임 전가한다"며 즉각 발끈

명태균 게이트 특검 수사 촉구 흠집내기

與 이달말 공천룰…野 지선기획단 출범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위의 전현희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 등 불법 혐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추석 연휴 이후 내년 지방선거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시에 상대 후보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며 초반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 이달 말까지 내년 6월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룰, 청년·여성·장애인 가산점 등 공천 규정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총괄기획단'을 출범시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위원장은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이 맡았다.


나 의원은 "이재명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선거를 잘 치러서 국민 구하기, 민생 구하기, 안전 지키기의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며 "닫힌 정당이 아니라 열린 정당이 돼 인재가 구름같이 모일 수 있는 공천 시스템의 대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당 차원의 지방선거 준비 뿐 아니라 상대 당 견제에도 나섰다. 민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집중 겨냥하는 모습이다.


서울시장 출마를 노리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명태균 게이트를 꺼내들며 흠집내기에 나섰다. 오 시장의 한때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는 명태균 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불법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별위원회 김건희특검TF는 검찰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을 뭉개고 있다며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TF는 "지난 5월 검찰은 수차례의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 조사에 이어 오 시장을 소환 조사한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으나 4개월이 지난 지금 관련 사건을 뭉개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0일 민주당을 향해 "오 시장은 이미 오래 전 '명태균 사건'과 관련해 여러 차례 중앙지검에 수사촉구요구서를 제출하며 신속한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나 허위사실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를 취했다"며 "특검을 지방선거용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과 직접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 시장이 강북 지역이 유독 재개발·재건축이 부진한 이유를 민주당 소속의 이 지역 지역구 정치인들로부터 찾자 발끈한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장시간 주거정비사업이 멈춰버린 강북 지역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강북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많은 정치인이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중랑을 4선 국회의원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울 강남권과 강북권의 격차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치하며 번지르르한 말잔치만 벌여오더니 이제 와서 10년간 강북권을 방임해온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몰염치하게 또 시장에 나오려고 주판알을 두들기다 보니 이제야 강북이 눈에 들어오나 보다"고 발끈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10년씩이나 재개발 사업의 주무 책임이 있는 서울시장을 하신 분이 남 탓을 시전하니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맞대응했다.


민주당이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21년 보궐선거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모두 오 시장에게 연패하면서 서울시장 탈환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점도 탈환 의지를 불태우는 데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오 시장 비판에 가세했다. 앞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박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뉴스 하이킥'에서 "3년 전 '다음에 분명히 준비를 더 해서 나오겠다'고 약속했고 오세훈 시정은 시민들을 위한 시정이 아니라 시장을 위한 시정이었다"고 주장하며 "시민 삶을 챙기고 서울을 다시 한번 활력 있게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여권은 국민의힘의 서울시장·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에 대한 견제 움직임도 보였다. 안 의원은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부터 13개국에 대통령 특사단을 파견했지만 해당국의 정상을 만난 경우는 절반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군인 김병주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딩처럼 손가락만 빨고 앉아서 뻘소리만 앵앵거리는 게 유능 외교가 아니다"라며 "눈물겨운 안 의원, 손가락은 잘 붙어있는지 궁금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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