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통일교 청탁' 그라프 목걸이 등 확보…김건희 측 "제출 경위 소명 안돼"

건진법사 변호인 통해 고가 금품 임의 제출받아 압수

전성배, 공판에서 "金에 금품 전달" 의견서 법원 제출

김 여사 측, 금품 제출한 과정 관련 위법 가능성 제기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 교단 현안 청탁 대가로 김 여사에게 건넨 고가의 명품들을 실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해당 금품을 교부·수령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제출 경위 등을 추궁하며 반발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날 오후 피고인 건진법사 전성배 측으로부터 변호인을 통해 시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한 개를 비롯해 김 여사가 수수한 후 교환한 샤넬 구두 1개, 샤넬백 3개를 임의 제출받아 이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김 여사와 전씨가 수사와 공판에 이르기까지 순순히 (금품) 전달 사실을 부인해 왔으나, 최근 전씨가 본인의 공판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이를 김 여사 측에게 전달했고 이후 해당 물건 및 교환품을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은 전씨 측으로부터 해당 물건들을 제출받아 압수했고, 일련번호 등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것과 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이 확보한 금품은 윤영호 전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교단 현안을 청탁하면서 건넨 것들이다. 청탁 내용은 ▲국제연합(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YTN 인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 등의 행방을 추적해왔으나 해당 금품이 김 여사에게 갔다는 확실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김 여사 자택과 그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나 물건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씨도 조사 과정에서 그라프 목걸이는 받자마자 잃어버렸고 샤넬백 2개는 각각 다른 제품으로 교환 후 잃어버렸다고 진술해 금품의 행방이 묘연했다.

그런데 전씨는 최근 재판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어 수사 단서를 제공했다.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금품이 최종적으로 간 곳이 김 여사라고 못박았다.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추사 수사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박 특검보는 "관련 공판에서 추가 증인 신청 및 관련 수사 등을 통해 물건 등에 전달, 반환 및 보관 경위 등을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 ⓒ연합뉴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전씨가 통일교 측으로 받았다는 금품이 특검팀에 제출된 과정과 관련해 위법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특검이 확보했다고 하는 물건들은 피고인(김 여사)이 교부·수령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며 "특검으로 제출 경위가 전혀 소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범으로 지목된 건진법사 측을 경유해 특검에 유입된 정황이 명백하므로, 수집·제출 과정에서 위법 또는 중간 회유·유도 가능성, (금품의) 동일성 유지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현재 상태에선 재판부에 해당 물품들이 제출되지도 않았고 곧바로 증거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방어권 침해 소지가 크다"며 "제출자·경위자 특정과 목록·사진·시리얼 등 기초자료 제공을 전제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특검팀은 참고인 소환 요청을 거부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과 수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초 김 여사에게 10돈짜리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지난 13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건강상 사유를 들어 특검에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왼쪽 발목 복사뼈가 골절돼 의료진 권유로 금속판 고정술 등 수술을 받아 불가피하게 출석하지 못했단 입장을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 전 위원장의 변호인으로부터 진단서를 제출받아 현재 확인 중에 있다"며 "향후 수사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