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텔레그램서 'K-콘텐츠 훔쳐보기' 성행…저작권보호원, 직무유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0.23 18:33  수정 2025.10.23 18:35

텔레그램에서 ‘제2의 누누티비' 등장

"저작권보호 손 놓은 현실 안타까워"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텔레그램에서 무료로 콘텐츠들을 볼 수 있는 채널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저작권 보호에 책임이 있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업무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저작권보호원을 대상으로 한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텔레그램이 저작권 침해 신고 창구를 열어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배현진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실제로 텔레그램을 통한 '신종 K-콘텐츠 훔쳐보기'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에 'Korea drama'(한국 드라마)나 'Korea movie'(한국 영화)만 검색해도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등 최신 인기 K-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텔레그램에서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채널의 국적은 다양하며, 주요 동남아 국가들과 영어, 심지어 한국어로 운영되는 채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선 해당 프로그램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에 비유해 '제2의 누누티비'라고 부른다.


이처럼 K-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이 무방비하게 범람하고 있으나 정부의 대응과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SNS) 뿐만 아니라 웹하드·웹사이트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정작 텔레그램에 대해서는 민관협력 차원의 공문 발송도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배 의원은 "콘텐츠 제작지원⋅육성 등 콘텐츠 사업에만 1조2000억원이라는 예산이 문체부와 산하기관에 투입되고 있지만, 막상 저작권 보호에는 손 놓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며 해외에서는 불법 공유물이 우후죽순 늘어나는데, 문제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수수방관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올해 약 4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약 200명의 국내외 저작권 침해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국내 모니터링단은 170명, 중국⋅태국⋅필리핀⋅베트남 등 저작권보호원 해외 지점에서 운영 중인 모니터링단은 25명이다.


이에 배 의원은 "저작권보호원이 해외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 원작자에게 침해 사실을 통보하고 이후 구제 지원까지 이뤄지는 시스템이 이미 존재하지만, 유독 텔레그램만 손 놓고 있다"며 "저작권보호원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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