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025] 한미, 관세협상 세부 합의…현금투자 2000억 달러, 年 상한 200억 달러

데일리안 경주(경북) =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10.29 20:31  수정 2025.10.29 20:35

정상회담 계기 관세협상 세부 내용 합의

한미 통상 관련 MOU 문안 거의 마무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경북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한미 양국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3500억 달러(약 4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금융 패키지 중 2000억 달러(약 284조원)를 현금으로 투자회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북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 협상 세부내용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양국이 두 달 넘게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한미 정상이 만나더라도 최종 결론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지 약 3시간 만에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말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구두로 합의하면서, 미국이 예고했던 상호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30일 한국의 상호관세 및 품목관세 인하, 대미 투자 확대를 골자로 하는 한미 관세 협상을 큰 틀에서 타결한 바 있다. 합의 결과로 상호 관세는 지난 8월 7일부터 15%로 인하되었으나 자동차 관세는 합의한 대로 곧바로 인하되지는 못한 상태였다. 양국은 3500억 달러 대미 금융 투자 패키지의 구조, 수익배분 등 세부조건에 이견이 있어 후속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날 세부 내용이 합의됨에 따라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가운데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로,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사업에 투입된다. 신규 선박의 건조 도입 시에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한다. 이로써 우리의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대통령실은 강조했다.


김용범 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 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간 200억 달러의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의 경우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 보증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내려간다.


아울러 김 실장은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 근거도 마련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간 이뤄지고, 시장 매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완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품목 관세 중 의약품·목재품 등 일부 품목은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기로 했다. 항공기 부품과 복제의약품(제네릭),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반도체는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쌀과 소고기 등 농산물에 대한 추가 시장 개방은 방어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쌀·소고기를 포함해 농업 분야에서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고 검역절차에 대해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는 정도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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