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 주도 개발
ⓒ이노크라스
암 유전체 빅데이터 기업 이노크라스(Inocras)가 세계 최초로 전장유전체(Whole Genome Sequence, WGS)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유전체 분석 기술이 융합된 이번 연구 성과는 정밀의료 분야에서 한국이 기술적 주도권을 확보했음을 확인시켜주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해당 모델은 총 2,882건의 암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학습해 구축됐으며,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의 공동 연구로 설계부터 학습, 검증까지 전 과정이 국내 연구진 중심으로 수행됐다. AI와 생명정보학 기술이 결합된 정밀의료 핵심 인프라를 한국이 독자적으로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노크라스 모델은 글로벌 벤치마크 평가에서 기존의 대표 유전체 모델인 Nucleotide Transformer와 DNABERT-2를 모두 능가했다. 특히 임상적으로 활용되는 HRD(상동재조합결핍) 예측에서 98%, PAM50 분자 아형 분류에서 84%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유전체 데이터만으로 복잡한 암 생물학을 해석하고 임상 지표를 예측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로, AI가 암 진단과 치료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DNAChunker 기술이다. 유전체에서 생물학적 정보가 밀집된 구간을 집중 학습하고 불필요한 구간은 효율적으로 압축하는 '학습형 토큰화(Learnable Tokenization)' 기술을 구현했다. H-Net(Hierarchical Network) 기반의 계층적 동적 데이터 분할 구조를 통해 분석 효율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였다.
또한 암의 유전적 특징을 반영하는 임베딩 구조를 적용해, 복잡한 유전체 정보를 환자 단위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모델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파라미터로도 높은 예측력과 생물학적 해석 가능성을 확보한 차세대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평가된다.
서제희 이노크라스 대표는 “이제는 유전체를 읽는 시대를 넘어, 이해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AI가 암의 본질을 해석하고, 데이터가 곧 진단이 되는 전환점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의료 패러다임이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이노크라스는 정밀의료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 공동연구진은 “이번 성과는 한국의 데이터 과학과 생명정보학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AI 기반 유전체 연구는 암 진단과 치료, 신약 개발 등 바이오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노크라스의 연구 결과는 11월 11일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리는 EMBL Cancer Genomics Conference에서 공식 발표된다. 주영석 KAIST 교수(이노크라스 공동창업자)는 “DNAChunker: 1,364건의 유방암 전장유전체를 활용한 임상 환자층화용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는 주제로, AI를 활용한 환자 세분화(patient stratification)와 분자 아형(subtype)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발표는 AI가 단순한 연구 도구를 넘어 정밀의료 산업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전장유전체 기반 분석이 기존의 제한적 유전자 패널 검사를 대체하며, 향후 암 진단·치료뿐 아니라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설계 등으로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노크라스는 전장유전체 데이터 기업으로, 암과 희귀질환에 관한 정밀 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캔서비전(CancerVision), 레어비전(RareVision), MRD비전(MRDVision) 등이 있다. 이노크라스의 미국 샌디에고 검사실은 CAP/CLIA 인증 실험실을 통해 제약·바이오 기업 및 연구기관에 연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독자적인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로 환자 중심 정밀의료 구현을 목표로 한다. 자세한 정보는 이노크라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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