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한에 '남북 군사회담' 제안…"군사분계선 기준선 설정 논의"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1.17 17:20  수정 2025.11.17 17:21

국방부 "MDL표식물 사라져 북한군 침범"

"일정·장소, 판문점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

李정부 첫 남북회담 제안…"빠른 호응 기대"

합참은 최근 북한군 활동자료를 지난 3월 27일 공개했다. 사진은 동부전선 굴토 및 채석작업 하는 모습. ⓒ합참

정부가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북측에 공식 제안했다.


유실된 MDL 표식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북한군이 우리 측 지역을 넘나드는 사례가 발생해 자칫 우발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남북 간 회담을 통해 기준선 재설정을 논의하자는 만큼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 들어 남북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은 17일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관련 회담 제안을 위한 담화'를 통해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지역을 침범하는 상황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작전수행절차에 따라 경고방송, 경고사격을 통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퇴거토록 조치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과 절차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이 지속되면서 비무장지대 내 긴장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칫 남북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남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면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해 군사분계선의 기준선 설정에 대해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구체적인 회담 일정·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군사적 신뢰 회복을 위한 제안에 대해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북 군 통신선이 모두 단절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군의 회담 제안은 '유엔군사령부-북한군' 채널을 통해 북측에 전달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953년 7월 27일 정전 협정 체결 후 같은 해 8월 군사분계선을 표시하기 위해 500m 이내 간격으로 표지판 1200여개가 설치됐지만, 1973년 유엔사 측의 표지판 보수 작업 중 북한군이 총격을 가하는 일이 발생해 이후로는 보수 작업이 중단됐다. 이후 1000여개의 표지판이 유실돼 현재는 200여개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북한군이 작년 4월 DMZ 내 작업을 본격 시작한 이후 군사분계선을 반복적으로 침범하는 것에 대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설치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돼,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해 남측과 북측이 서로 인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군사분계선 기준선 설정을 위한 남북 군사회담을 제안한 것은 끊어진 남북 소통 창구를 복원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북한은 남측의 대화 제의에 일절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군사분계선에 대한 남북간에 인식의 차이로 비무장지대 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남북간 우발적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사고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우리 회담 제안에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남북 군사회담은 2000년 이후 국방장관 회담 2회, 장성급 회담 10회, 실무회담 40회 등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2018년 10월 열린 제10차 장성급 회담을 끝으로 7년 넘게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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