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반려견 사망하자 수의사 뺨 때리고 폭행…70대男 선고유예

법원 "반려견 살릴 수 있다는 말에 대출로 거액 수술비 마련"

"실망·분노로 우발적 범행…적절한 위로했다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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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료센터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자신의 반려견이 죽었다는 이유로 수의사를 폭행한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선고 유예 판단을 내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장원정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79)씨에 대해 최근 선고 유예를 판결했다.

A씨는 지난 7월 서울 노원구의 한 동물의료센터에서 교통사고로 입원한 반려견이 죽었다는 이유로 30대 남성 수의사 B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반려견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 "넌 수의사도 아니야"라며 B씨의 뺨을 한 차례 손으로 가격하고 주먹으로 복부를 한 차례 더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B씨가 처치실로 피신하자 뒤따라가 멱살을 잡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용서받지 못하기는 했으나 오랜 기간 기른 반려견이 교통사고를 당한 가운데 B씨로부터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대출받아 거액의 수술비를 마련했으나 결국 반려견이 입원 중 사망해 실망과 분노로 인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가 세 차례 찾아갔으나 담당 의사가 만남을 거부하는 등 B씨나 동물병원 측이 A씨의 상실감이나 슬픔에 대해 적절한 위로를 했다는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