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인데 '조력 사망' 승인 나왔다...하루 주사 12번, 패혈증만 25번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11.22 09:30  수정 2025.11.22 09:30

25세의 젊은 여성이 오랜 투병 끝에 '자발적 조력 사망'(VAD·존엄사)을 승인받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호주 여성 애널리스 홀랜드는 어린 시절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고, 나이가 들수록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애널리스 SNS 갈무리

애널리스는 18살이 돼서야 희귀 질환인 '자가면역 자율신경절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진단 전까지 정맥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야 했는데, 혈류에 직접 연결된 튜브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아져 총 25번의 패혈증을 겪어야 했다.


매일 12번 투여해야 하는 강한 약물 주사 때문에 척추와 흉골에 심한 골다공증이 생겨 심장과 폐에 악영향을 줬다. 또 스테로이드 치료 부작용으로 치아가 검게 변하고 빠지는 등 고통으로 점점 지쳐갔다. 결국 애널리스는 22세에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애널리스는 호주 매체 'News.com.au'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뢰밭 위를 걷는 것 같다"며 "내 의지로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자발적 조력 사망을 신청했고, 심리 평가와 절차를 통해 3주 만에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호주에서는 판단 능력이 있는 성인이 말기 환자인 경우 의료 조력 사망은 합법이다.


승인 소식을 들은 애널리스는 "기쁘면서도 눈물이 났다"며 "매일 아침 '오늘은 얼마나 아플까' 하는 불안 속에서 깨어나는 삶을 더는 견딜 수 없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가족들 역시 "마음은 무너지지만 의식을 잃었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날 때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던 모습을 보고 그녀의 결정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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