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카메라모듈 가격 하락에도 4분기 반등 예상 배경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1.27 06:00  수정 2025.11.27 06:00

카메라모듈 ASP 9.7% 하락, 기판·전장 매출 확대가 실적 지탱

FC-BGA·RF-SiP 본격 반영… "아이폰17 고부가 기판 효과 뚜렷"

LG이노텍의 '초슬림 픽셀 라이팅 모듈'이 적용된 자율주행 컨셉카 이미지.ⓒLG이노텍

LG이노텍이 3분기 카메라모듈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 대비 9.7% 하락하며 핵심 사업인 광학솔루션 부문이 타격을 받았지만, 기판·전장 부문의 성장세가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공급망에서의 단가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고부가 반도체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사업 구조가 점진적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27일 회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광학솔루션 매출은 4조4812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중국 부품사들이 범용 카메라모듈을 중심으로 저가 물량을 공급하면서 단가 협상력이 약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같은 기간 기판소재사업부 매출은 4377억원으로 18.2% 증가했고, 전장부품사업부는 4506억원으로 5.7% 늘었다.


아직 기판 사업과 전장부품 사업이 광학솔루션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무는 규모이긴 하지만, 전년 대비 56% 가량 증가한 전체 3분기 영업익(2037억원)을 이끈 것이 카메라모듈 외 사업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을 3234억원 상당으로 전망하는 것은 이 같은 구조 변화 때문이다. 아이폰17 시리즈의 판매 효과뿐 아니라, 고주파 통신 모듈에 쓰이는 RF-SiP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용 FC-CSP 등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확대돼 기판소재사업부의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


전장사업 역시 차량용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패키지 등에서 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미국 아에바와 차세대 라이다 개발 협력에 나서는 등 신사업 진출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메라모듈 사업의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난 만큼, LG이노텍이 얼마나 빠르게 기판·전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느냐가 향후 수익성의 핵심 변수라고 본다.


광학솔루션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84%에서 올해 3분기 81.7%로 내려가며 소폭 축소됐다. 반면 기판소재와 전장부품 부문은 3분기 매출이 각각 18.2%, 5.7% 증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고부가 기판(RF-SiP·FC-BGA)과 전장 부품의 수익성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LG이노텍이 해당 사업들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카메라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4분기 실적 반등은 회사 수익 구조적 전환의 초입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2030년까지 신사업 비중을 전체 회사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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