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동의의결 최종 확정
광고 제거·백그라운드 재생 등 제공
안드로이드⸱웹 8500원, iOS 1만900원
국내 음악 산업 지원 300억원 출연
구글의 휴대폰 아이콘.ⓒ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를 위한 동의의결을 최종 확정했다.
공정위는 지난 19일 구글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구글의 동의의결 신청에 따라 공정위는 5월 14일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구글과의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이해관계인, 관계부처 의견수렴을 실시했다.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 뮤직 서비스가 결합된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만을 판매하고,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 단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는 판매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이해관계인 등이 제출한 의견을 토대로 지난달 1일 전원회의 심의 및 구글과의 추가적인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수정·보완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에 광고 제거 기능뿐만 아니라 백그라운드 재생 및 오프라인 저장과 같은 부가 기능을 추가로 도입했다.
또 상생기금 300억원을 EBS에 출연해 국내 음악 산업을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기금 운영의 공공성 및 지원 프로그램의 효과를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했다. 이는 전원회의 합의를 통해 확정됐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유지…거래질서 개선
유튜브 구독 상품 현황.ⓒ공정거래위원회
거래질서 개선을 위한 시정방안은 ▲신규 구독 상품 출시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유지 등이다.
먼저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도록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 단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유튜브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한다.
소비자들은 유튜브 라이트를 통해 유튜브에 게시된 대다수의 영상을 영상 중단형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고 이렇게 광고가 제거되는 영상의 대부분을 다른 앱(App)을 실행하거나 단말 기기의 화면이 잠긴 상태로 이용(백그라운드 재생)하거나 단말 기기에 저장해 모바일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재생(오프라인 저장)할 수 있다.
해외에 정식 출시된 유튜브 라이트에는 광고 제거 기능만 제공되고 있으나 구글은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와 달리 동의의결을 통해 유튜브 라이트를 출시하는 취지를 고려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튜브 뮤직이 없는 동영상 서비스만을 구매하기 원하거나, 유튜브 뮤직이 아닌 다른 국내 음악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기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유튜브 라이트를 구독·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유튜브 라이트가 출시되더라도 기존의 구독제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해당 상품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구독할 수 있다.
구글은 동의의결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유튜브 라이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튜브 구독 상품 가격 동결.ⓒ공정거래위원회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은 안드로이드·웹 기준 8500원, iOS 기준 1만900원이 될 예정이다.
유튜브 라이트는 올해 3월 이후 해외 19개 국가에 본격적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의 가격 수준은 이들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유튜브 라이트 가격은 출시일로부터 최소 1년 이상 유지될 예정이며 향후 가격 변동이 있게 되더라도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국내와 동일한 기능의 유튜브 라이트를 제공하는 해외 주요 국가들보다 높지 않게 유지하기로 확약했다. 이는 출시일로부터 4년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가격을 유지한다. 공정위는 OTT, 쇼핑 등 잇따른 구독제 상품 가격의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구글과 구독제 상품의 가격 유지 방안을 협의했다.
이에 구글은 현재의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유튜브 라이트 출시일로부터 1년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 1월 이후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 이상인 경우, 음악 콘텐츠 확보 비용이 증가하는 경우 등 예외적으로 가격 인상이 필요할 시 공정위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다.
구글, EBS에 상생기금 300억원 출연
국내 음악 산업 지원을 위한 상생 방안도 내놨다. 구글은 EBS에 상생기금 300억원을 출연해 국내 음악 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4년간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EBS는 상생기금을 전문 음악 프로그램인 ‘스페이스 공감’의 라이브 공연, 방송 제작과 신인발굴 프로그램 ‘헬로 루키’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공감 프로그램은 2004년부터 20여 년간 3100여회의 무료 공연을 진행하고 그 영상을 지상파 방송으로 송출해 대중이 공연 문화를 손쉽게 접하고 누릴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으로 2023년부터 무료 공연이 중단됐다.
EBS는 상생기금을 향후 연 80회 내외의 무료 라이브 공연을 개최하고 연 40여편의 영상을 제작해 시청자들에게 송출·유통하는 등 국내 음악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EBS는 신인 아티스트 발굴 및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헬로 루키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2007년부터 시작된 신인발굴 프로젝트지만 2022년 이후 중단됐다.
동의의결에 따른 상생기금을 통해 매년 10개팀 내외의 신인을 발굴·지원하는 등 헬로 루키 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역량 있는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위는 사건의 성격,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의 거래질서 개선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공익에의 부합성,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안을 인용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결정은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거래질서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는 점,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돼 있어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돼 직접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구글이 동의의결을 성실하게 이행하는지 분기별로 철저하게 점검하는 한편, 앞으로도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시장지배적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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