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안성에 배터리 캠퍼스 구축…전동화 R&D 내재화 속도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11.28 10:00  수정 2025.11.28 10:00

차세대 배터리 검증·공정 기술 한곳서 확보하는 그룹 첫 통합 테스트베드 구축

총 1.2조원 투자해 내년 말 완공…K-배터리 생태계 협력·인재 양성까지

현대차·기아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조감도.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자동차·기아가 차세대 전동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배터리 개발 거점을 조성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28일 경기도 안성시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을 열고 본격적인 배터리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상량식은 지난 1월 착공 이후 진행 중인 공사의 안전 시공을 기원하고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거점 조성을 통한 전동화 산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터리 캠퍼스’는 부지 약 19만7000㎡, 연면적 약 11만1000㎡ 규모다. 현대차·기아는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캠퍼스는 차량 요구조건을 정밀히 반영한 실증 환경에서 배터리 설계·공정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그룹 최초의 대규모 배터리 특화 연구개발 거점이다.


최근 배터리가 모빌리티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분야로 부상하고 각국 정부의 전동화 정책과 완성차·배터리 업계 간 협력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차량 관점에서 요구 성능과 안전 기준을 직접 정의하고 실제 운행 조건을 반영해 배터리를 통합 개발·검증하는 역량은 전동화 전략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캠퍼스에 전극·조립·활성화 등 셀 제조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구축해 혁신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품질, 안전성을 통합 테스트베드 안에서 반복 검증할 계획이다. 셀 설계뿐 아니라 공정 기술, 차량 시스템 연계 제어 기술까지 직접 확보하고 소재·셀·모듈·팩·차량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관점에서 배터리 성능·안전성을 종합 검증하는 R&D 체계를 내재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 등에서 소재와 셀 설계, 단위 공정 중심의 선행연구가 이뤄졌다면 배터리 캠퍼스는 실제 차량 탑재 수준의 품질과 안전성을 연속적으로 검증·고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구개발 전 과정에 데이터 해석 기술, 시험 자동화,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 등을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을 사전에 정밀 예측하는 디지털 검증 체계도 구축한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개발과 셀-차량 연계 빅데이터 분석 기반 품질·신뢰성 향상으로 전동화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캠퍼스에서는 전기차와 EREV 등 차세대 전동화 차량용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를 우선 수행하며 향후 시장·기술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소재로 분야를 확장한다. 로보틱스와 AAM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서 배터리 수요가 커지는 만큼 차량용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미래 신사업으로 확장 가능한 체계로 구축한다.


이번 캠퍼스 구축은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화성 기아 PBV 전용 공장에 이어 추진되는 그룹 내 세 번째 대규모 국내 투자 프로젝트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125조2000억원 규모 국내 투자 전략을 전동화·배터리 R&D 분야에서 구체화한 사례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캠퍼스를 중심으로 K-배터리 생태계를 확장해 산업 성장과 핵심 인재 양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국가 전동화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캠퍼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K-배터리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확대해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도약하는 촉매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차·기아와 경기도, 안성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윤종군 국회의원 간 업무협약(MOU)도 체결됐다. 각 기관은 배터리 캠퍼스를 지역 2차전지 산업 발전을 이끄는 차세대 배터리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은 “배터리 캠퍼스가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산업 간 협업과 기술 고도화를 촉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업 경쟁력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와 전기차 배터리 안전 기술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배터리·품질·안전 기술 고도화 과제를 공동 추진하는 등 K-배터리 생태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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