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한국 투자 비중 4.4%"…금감원, 연금 서학개미 '규제 강화'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3.31 15:25  수정 2026.03.31 15:26

운용사 '꼼수'에 제동걸며

국장 투자 확대 간접적으로 유도

금융감독원이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한 금융투자업계 '꼼수'에 제동을 걸었다. ⓒAI이미지

금융감독원이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한 금융투자업계 '꼼수'에 제동을 걸었다.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배분 투자를 돕는 상품이지만,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투자 비중 극대화 수단으로 TDF를 활용하자 규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분산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해외 투자 비중을 제한하기로 한 만큼, 연금시장 서학개미들의 국장 복귀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31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TDF 순자산은 25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55% 급증했다.


TDF 순자산 중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5.3%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퇴직연금 83.8%, 개인연금 11.5%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TDF 내 퇴직연금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TDF가 퇴직연금의 노후대비 핵심투자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수익률도 우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전체 TDF의 연간수익률은 13.7%로,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 6.5%(잠정치)의 2배 수준이었다. 디폴트옵션 수익률(3.7%)과 비교하면 4배에 달했다.


다만 금감원은 "미국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평균 43%가 미국에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TDF별로 가장 높은 미국 투자 비중은 80.1%에 달했다.


반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평균 투자 비중은 4.4%로 집계됐다. TDF 중 가장 높은 한국 투자 비중은 35.4%였다.


미국 쏠림 현상은 일부 대형 운용사들의 꼼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노후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퇴직연금 계좌는 자금의 30%를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운용사들은 TDF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활용해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일례로 퇴직연금 자산 70%를 주식형 상품으로 배정하고, 미국 지수 추종 비중이 높은 TDF로 나머지 30%를 채울 경우, 전체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90%를 넘게 된다.


운용사 입장에선 제도 빈틈을 파고든 셈이지만, '안전자산 30% 의무배정'이라는 퇴직연금 도입 취지에 반한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실제로 이찬진 금감원장은 "장기상품인 TDF에서 분산투자 원칙이 준수되지 않는 일부 사례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관련 후속조치로 금감원은 "특정 국가 쏠림 투자를 방지하도록 '퇴직연금감독규정시행세칙'을 개정해 오는 4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특정국가 편중 투자는 시장 변동에 따라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으므로 TDF의 해외 특정 국가에 대한 주식·채권 최대 투자한도 비율을 투자액의 80% 이내로 제한하도록 명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시행세칙은 TDF가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의 최대 투자한도만을 규정하고 있어, 주식 이외의 위험자산은 제한이 없다고 오인할 수 있으므로, 안전자산 기준으로 전환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서학개미 국장 복귀를 거듭 촉구하는 상황에서 TDF 상품의 국내 투자 비중을 콕 집어 거론한 만큼, 향후 운용사들의 '호응'이 뒤따를 전망이다.


금감원 "안정적 운용 환경 조성 노력"


금감원은 내달 1일부터 투자자가 운용 전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기업공시서식'도 개정된다고 밝혔다. 도표 및 그래프를 병기하고, 5년 단위별 위험자산 및 안전자산 목표 비중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아울러 TDF의 '적격' 여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도 개정돼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금감원은 "TDF가 연금가입자의 노후대비를 위한 중장기 투자상품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적격' 기준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등 안정적 운용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투자자가 금감원 통합연금포털 홈페이지에서 TDF 상품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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