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계약' 논란 일으키며 두산서 보류명단 제외
과거 금지약물 복용 이력, 팬들 미운털 박힌 상황
김재환. ⓒ 뉴시스
올 시즌까지 두산 베어스에 몸담았던 김재환(37)이 완전한 자유계약 신분으로 새 소속팀 물색에 나선다.
김재환은 지난 2021년 원 소속팀 두산과 4년 115억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후 계약 기간이 종료됐고 다시 FA 자격을 얻었으나 김재환의 선택은 놀랍게도 ‘미신청’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재환은 지난 4년간 몸값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FA 기간 연평균 홈런 개수는 18.8개(총 75개)였고,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9개로 MVP를 획득했던 2018년 44개에 크게 못 미쳤다.
이로 인해 김재환은 FA를 신청하지 않았고 많은 이들은 ‘FA 재수’를 택한 뒤 내년 시즌 명예 회복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반전이 있었다. 김재환의 계약에는 계약 종료 후 두산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으로 풀어준다는 조항이었다. 즉, 두산은 아무런 보상금 또는 보상 선수를 받을 수 없는 ‘독소 조항’을 떠안은 셈이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계약에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재환의 ‘무보상 FA’, 즉 보류권 제외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그를 영입하는 팀은 아무런 비용없이 영입이 가능하다.
두산 떠난 김재환. ⓒ 뉴시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김재환을 영입하는 팀은 어마어마한 비난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프로 데뷔 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28세였던 지난 2016년 갑자기 등장해 리그를 폭격하는 타자로 발돋움했다. 그해 37홈런을 터뜨리더니 이듬해 35홈런, 그리고 2018년에는 무려 44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결국 MVP에 등극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지금도 평가절하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잠재력 폭발 전 금지약물 복용 이력이라는 엄청난 오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2018년 김재환의 MVP 수상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흑역사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미 미운털이 박힌 상황에서 ‘꼼수 계약’으로 또 한 번 팬들의 도마 위에 오른 김재환은 새 소속팀을 물색하고 있다.
몇몇 구단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나 팬들의 여론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좌타 거포는 분명 매력적이나 영입 이후 몰려올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가장 큰 화제와 함께 많은 인기와 응원을 받았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오랜 흑역사를 끝내고 성적 반등에 성공한 서사의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지금의 KBO리그는 ‘1+1=2’와 같은 단순한 계산만으로 인기를 모을 수 없다. 야구에 대한 열정은 가슴이 시키는 곳이 바로 1000만 관중 시대의 KBO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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