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특화’ 인뱅, 담보대출은 고신용자 중심…왜?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5.12.05 08:06  수정 2025.12.05 08:06

인뱅, 신용대출 의무비중·RWA 부담 누적

부동산 규제·대출난에 고신용 유입까지…비대면 심사 구조도 영향

가계대출 편중·기업여신 제약 속 리스크 관리 불가피…실적 압박도 확대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은 출범 당시 ‘중저신용자 포용’을 앞세웠지만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담보대출 심사가 시중은행보다 더 보수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은 출범 당시 ‘중저신용자 포용’을 앞세웠지만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담보대출 심사가 시중은행보다 더 보수적으로 작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중저신용 신용대출 의무비중(30%) 준수, 위험가중치 부담, 최근 부동산 대출규제, 연체관리 압박 등이 겹치며 인뱅이 담보대출에서 고신용자 위주로 승인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기준 지난 10월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970점으로,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NH농협·KB국민·신한·우리·하나) 평균인 948.6점보다 21.4점 높았다.


표면상 인뱅이 ‘더 깐깐한’ 듯한 역전 현상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심사 성향 차이로 보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인뱅에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870점)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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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들이 규제 선을 지키는 데 방점을 두며 올 3분기 기준 토스뱅크 43.7%, 카카오뱅크 35.4%, 케이뱅크 33.9% 등 모두 목표치를 웃돌았다. 신용대출에서 의무적으로 리스크를 떠안으며 그만큼 위험가중치(RWA)가 누적되는 구조다.


여기에 6·27,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시중은행의 주담대·전세대출 접수가 중단·제한되자 고신용 대출 수요가 인뱅으로 몰렸다.


인뱅은 갑작스러운 수요 유입에 따른 연체 가능성을 고려해 금리와 심사를 보수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뱅은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보증기관 심사·소득증빙이 기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대면 예외 승인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인뱅에서는 증빙이 부족하거나 산식에서 벗어나는 차주는 자동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인뱅의 가계대출 비중은 평균 92%로 시중은행 대비 훨씬 높다. 기업여신도 법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으로 제한돼 있어 포트폴리오 분산이 어렵다.


신용대출 중심 구조에서 이미 리스크를 많이 부담하고 있는 만큼, 담보대출에서는 고신용자 위주로 심사를 조정하는 ‘균형 전략’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에도 부담이 나타난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3% 감소했고 케이뱅크도 48.1% 감소했다. 포용금융 의무 이행과 대출규제 여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과 부동산 규제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예대율까지 낮아지며 실적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저신용 신용대출 비중을 유지하는 동시에 담보대출은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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