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기대효과 장담 못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12.10 07:11  수정 2025.12.10 07:11

금리 인하 가능성, 시장에 선반영

FOMC 이후 발표될 경제지표 주목

채권시장 불확실성 커질 가능성도

차기 연준의장 리스크에 재정적자 우려까지

(오른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집계되지 못했던 경제지표 흐름, 채권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0포인트(0.27%) 내린 4143.55에 장을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가 FOMC 경계감으로 하락 마감하자 국내증시도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 관련기사 보기
FOMC 앞두고 '눈치보기'…코스피, 4140대 약보합 마감 [시황]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높다고?…서학개미 '부릉부릉'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강하게 베팅하는 분위기지만,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5bp(bp=0.01%포인트) 인하를 전망하면서도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연준 위원 중 동결을 시사한 위원이 5명이다. 근소하게 동결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결이 이뤄지더라도 내년 초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관련 충격은 크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결국 시장 이목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쏠릴 전망이다. 연준 위원 의견이 양분된 만큼, 파월 의장은 사실상 금리 결정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도 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결정보다 중요한 것은 파월 의장의 고민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연준 내부적으로 강한 이견이 존재하고 당분간 데이터를 확인 시기를 가질 것'이라고 언급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쪽 손을 들어주더라도 향후 경제지표 흐름을 강조할 경우, 시장은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FOMC 이후 발표되는 고용 데이터 등 각종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 방향성이 결정될 거란 전망이 힘을 얻을 거란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FOMC 이후 발표될 경제지표가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 변수"라며 "고용시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 매파 목소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 공사가 이뤄지 고있 는미국 워싱턴 D.C. 소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건물(자료사진). ⓒ신화/뉴시스

금리 인하 방향성과 별개로, FOMC 이후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된 가운데 FOMC 이후 미국 국가부채 문제가 주목받을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간밤 미 국채수익률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통상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으면 채권 매력도가 높아져 가격이 상승하고 국채수익률은 떨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국가부채를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신뢰감 상실 우려로 국채수익률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만성적 재정적자 문제가 금리 인하라는 호재에 먹구름을 드리운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관련 우려도 금리 인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금리 인하를 꾀할 거란 전망이 힘을 얻을 경우, 국채수익률이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싯 지명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채권시장에서 단기 금리는 하락하고 장기 금리는 상승하는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 채권 보유에 대한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급격히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준의 금리 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 조달 금리는 오히려 상승해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