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통일보다 '평화공존'…北 '적대적 두국가' 부정적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2.11 11:00  수정 2025.12.11 11:00

통일부, 평화·통일문제 국민 인식 조사

남북한 통일 필요 62%·불필요 36.6%

北바라보는 시각은 '협력·경계·적대' 등

'평화적 두 국가' 위해 대화채널 복원 꼽아

북한의 소위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지난 10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국민 대다수가 북한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식하며 통일보다 전쟁 위험이 없는 평화적 공존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북한이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통일 포기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이 부정적으로 평가해 일방적 이탈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10일 평화·통일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북한 통일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62%가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 32.0%·약간 필요하다 30.0%)'고 답했다.


'불필요하다(별로 필요하지 않다 22.4%·전혀 필요하지 않다 14.2%)'는 36.6%를 기록했다. 모름·응답거절은 1.5%였다.


남북한이 통일을 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선 '평화적 상태 구축(37.3%)'이 가장 높았으며 △경제성장과 위상 향상(34.2%) △같은 민족이니까(16.1%) △북한 주민의 인권을 증진하고 잘 살 수 있도록 하려고 등이 뒤를 이었다.


남북통일의 속도에 대한 의견으로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57.0%)'가 가장 높았고 △현재 상태가 좋다(26.5%)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15.4%) 등이었다. 신중하게 남북통일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현 상태가 낫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남북한이 전쟁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통일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주장에 얼마나 동의하느냐의 의견엔 '동의(매우 동의한다 37.1%·어느 정도 동의한다 42.2%)'가 79.4%로 나타났다. '미동의(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12%·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7.4%)'는 19.4%로 집계됐다.


국민 정서 중심이 '통일보다 평화'로 이동한 점이 눈에 띄었으며 현실적 평화 유지가 더 절박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다른 점이 뚜렷했다. 북한이 우리에게 어떠한 대상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한 의견에 협력대상이 42.6%로 가장 높았으며 △경계대상(23.8%) △적대대상(22.6%) △지원대상(8.4%) 등 순이었다. 남북 간 실질적 두 국가 현실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여론 지형을 넓게 덮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한 반감도 강했다. '북한도 하나의 국가이다'라는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냐는 의견에 '동의(매우 동의한다 22.7%·어느정도 동의한다 41.8%)'가 64.6%로 집계됐으며, '미동의(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15.2%·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19.3%)'기 34.5%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은 2023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이후 남측과의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다. 북한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며, 더 이상 통일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어느정도 알고 있냐'는 문항에 '인지(내용까지 알고 있다 21.1%·들어본적 있다 58.9%)'가 80.0%, '미인지(들어본 적 없다)'가 19.3%를 기록했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해 우리 국민의 77.8%는 '부정(매우 부정적 37.3%·다소 부정적 40.5%)', 16.8%는 '긍정(매우 긍정 4.6%·다소 긍정 12.2%)'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가운데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서로 인정하며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 관계'에 대해 69.9%(매우 찬성 22.5%·대체로 찬성 47.3%)가 찬성했다. 반면 반대(대체로 반대 14.9%·매우 반대 12.1%)는 27%로 나타났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서는 (남북)대화채널 복원이 26.8%로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이어 △국제 협력·공공외교(24.0%) △군사적 긴장 완화(17.4%) △남북 인적·물적 교류 추진(15.0%) △국내 공감대 확산 및 교육 강화(11.3%)등 순으로 집계됐다.


통일부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한 평화·통일·북한과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유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표본은 2025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권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해 결과를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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