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원투펀치 장착’ 명가 재건 신호탄 쏜 두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2.19 20:20  수정 2025.12.19 20:20

가을야구에 강했던 플렉센 4년 만에 두산 복귀

좌완 잭 로그와도 재계약, 기존 전력 그대로 유지

크리스 플렉센. ⓒ 뉴시스

‘검증’과 ‘안정’을 택한 두산 베어스가 크리스 플렉센을 재영입하고 잭 로그와 재계약하며 2026시즌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플렉센의 경우 메이저리그 → KBO리그 → 메이저리그 → 그리고 다시 KBO리그라는 독특한 이력을 쓰게 됐다.


메이저리그 1기 시절 구단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빅리그에 연착륙하지 못했던 플렉센은 2020년 KBO리그행을 택했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입단 당시 발등 골절으로 인해 두 달간 이탈하는 등 정규 시즌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을 야구에서의 플렉센은 전혀 다른 투수였다. 그해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한 플렉센은 28.1이닝 동안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의 특급 활약을 펼쳤고, 이를 눈 여겨본 시애틀 매리너스가 2년 475만 달러로 냉큼 채갔다.


플렉센은 빅리그 복귀 첫 해인 2021년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1로 에이스 노릇을 했고, 이듬해에도 8승 9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2023년부터 부진을 거듭한 그는 결국 뉴욕 메츠, 콜로라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컵스를 전전하다 설 자리를 잃었다.


두산 입장에서 플렉센은 ‘설명서가 필요 없는 투수’다. 투수 친화 구장인 잠실 마운드에서 더 안정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고, KBO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음은 물론, 포스트시즌 압박까지 이미 경험했다. 즉, 외국인 투수 영입 시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적응’의 변수가 플렉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잭 로그. ⓒ 뉴시스

기존 투수 중에서는 잭 로그와 함께 하기로 했다.


올 시즌 두산과 인연을 맺은 로그는 30경기에 등판해 176이닝을 던지는 동안 10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구위로 상대 타자를 누르는 유형은 아니지만 두산이 가장 원했던 ‘이닝 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내내 마운드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결국 두산은 실패 확률이 낮은 잭 로그와의 동행을 선택하며 그에게 2선발 자리를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플렉센-잭 로그의 원투 펀치와 함께 토종 투수인 곽빈, 최승용이 반등에 성공한다면 남부럽지 않은 선발 로테이션을 갖게 된다.


여기에 투수 조련에 조예가 깊은 김원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터라 투수진의 재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중이다. 또한 두산은 FA 최대어 박찬호를 일찌감치 영입했고, 이영하 등 팀 내 FA들을 전원 잔류시키며 전력의 플러스 효과까지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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