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진했다"…與, 자평 속 2차 종합특검 '재탕' 의지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12.31 00:05  수정 2025.12.31 00:07

새해 1호 법안…'내란 티끌까지 제거'

전현희 "3대특검 종료, 끝 아닌 시작"

추가 특검, 중복내용·세금 낭비 지적

국민의힘 "여당 '특검 만능주의' 빠져"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장장 180일간 이어지던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이 모두 종료되자마자 곧장 '2차 종합특검'을 새해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자를 끝까지 추적해 단죄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2차 종합특검은 '재탕 수사'이자 공권력·세금만 낭비하는 게 아니냔 비판이 나온다. 기존의 3대 특검이 수사하던 내용에서 사실상 마무리된 사안들이 상당수 포함되며 추가 수사의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전현희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은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3대 특검 종료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2차 종합 특검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국정농단 심판의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끝없이 나오는 윤석열의 내란, 김건희의 국정농단,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의 전모를 밝히기에는 반년이라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단 한 명의 가담자, 하나의 범죄도 남김없이 찾아내 단죄하는 것이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특위는 지난 22일 장장 180일간 이어진 3대 특검 수사에도 결론이 나지 않은 의혹들을 수사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2차 종합특검법을 발의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외환 △정부·지자체 내란 동조 △노상원 수첩 △통일교 유착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관저 이전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임성근 구명 로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통한 김 여사의 수사 개입 등 14개 항목이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대부분 3대 특검이 이미 기소·불기소 등의 결론을 내린 사안들이고 일부는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3대 특검이 출범하기 전에도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이 들여다 보고 있던 사안들이다. 특히 3대 특검이 반년 넘는 수사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구속하는 등 가시적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3대 특검이 끝나자마자 곧장 추가 특검을 추진하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나아가 '메머드급'으로 일컫던 3대 특검 이후 2차 종합특검 역시 대규모 수사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터라 세금과 공권력 낭비란 지적이 제기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3대 특검에 배정된 예산액은 총 249억원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산한 최종 예산은 508억원이지만 2차 종합특검을 추진할 경우 공소유지 비용을 고려하면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2차 종합특검으로 막대한 세금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에 전 위원장은 "국가적 범죄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것으로 국가적 낭비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고, 특위 위원인 박균택 의원은 "추가 특검으로 내란을 종식하고 국가적 신뢰가 회복돼 이로부터 나오는 경제적 성과는 특검에 소요된 예산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위 총괄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특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 추가 특검을 추진하는 배경의 다른 축은 '사법부의 무책임'이다. 특검이 피의자들에 청구한 영장을 사법부가 제때 받아주지 않아 수사가 미진했다는 주장이다. 전 위원장은 "사법정의 구현의 최종 책무가 있는 사법부가 주요 책임자들의 영장을 기각하며 특검수사 길목을 번번이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인 김상욱 의원도 "특검이 움직였음에도 진실 발견을 다 못할만큼 기존의 여러 카르텔 세력의 저항이 컸던 것이고, 법원에서 (수사에) 필요한 압수수색 영장 제대로 발부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법원의 비협조로 증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은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국가기강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기존 3대 특검에서 이미 여러 의혹을 규명하고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겼음에도 추가 특검을 추진하는 데 대한 당내 비판도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진인 김영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6개월간 3대 특검을 진행했다"면서도 "특검이 일상화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검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특검이 특검을 낳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특검의 일상화나 특검 만능주의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확히 실체적 진술이 필요한 사안들을 좁혀서 (특검을) 하고 나머지는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수사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의혹의 상당 부분을 특검만으로 해소하려는 데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특검'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특검 출범 때 우려됐던 '맹탕 특검'은 현실로 나타났고, 민주당은 또다시 내란 잔재를 없애야 한다는 해괴한 선동으로 '재탕 특검'을 재가동할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계속해서 특검을 외치며 '특검 만능주의'에 빠졌다. 특검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민주당의 방패막이'이자 '야당 탄압의 칼'로 쓰이고 있다"며 "국민은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집권 여당은 '지방선거용 특검'만 외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반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라디오에서 "그것이야말로 국민의힘이 아직도 내란 동조 세력임을 증명하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싶으면 (특검에) 빨리 협조해서 끝내고 민주당과 함께 민생과 경제의 경쟁자로 나서야 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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