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신협 상임감사 선임 기준 '2000억원→3000억원' 개정안 통과
농협·새마을금고 선임 기준은 8000만원…규제 과도하다는 지적도
신협 "내부통제 중요성 공감하지만 통제장치 있어·인건비 부담도"
당국·전문가들은 신중론…"중소형 조합 외부 견제 장치 더 필요해"
신협 상임감사 선임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이 사실상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내부통제 수준을 둘러싼 신협과 금융당국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신협중앙회
신협 상임감사 선임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이 사실상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내부통제 수준을 둘러싼 신협과 금융당국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국은 내부통제 약화를 우려하는 반면, 신협 측은 타 상호금융권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며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신협의 각 조합이 상임감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 총자산 규모를 현행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신협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가 큰 이견없이 개정안이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져,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도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산 2000억~3000억원 사이의 중소형 조합 상당수가 상임감사 의무 선임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현행 제도 시행 이후 상임감사 의무 조합은 2018년 13곳에서 지난해 161곳으로 약 12배 늘었기 때문이다.
신협은 농협·새마을금고 등 다른 상호금융권과 비교해 규제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농협과 새마을금고의 상임감사 선임 기준은 총자산 8000억원 이상일 경우 상임감사를 두도록 하고, 수협의 경우 별도의 기준 자체가 없다.
특히, 자산 2000억~3000억원대 조합 상당수는 수익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상임감사 선임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한다는 게 신협 측 설명이다.
신협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갑작스러운 조치가 아니라 회원조합들의 오랜 건의가 반영된 결과다. 자산 기준을 3000억원으로 상향하더라도 큰 구조적 변화가 생기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내부통제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중앙회 차원의 다른 통제 장치가 작동하고 있어 법 개정이 곧 통제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산 2000억~3000억원대 중소형 조합 중에는 연간 수익이 수십억 원에 그치는 곳도 적지 않다. 상임감사 1인을 두는 데만 퇴직금 등을 포함해 연간 1억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며 "상임감사는 임기 4년의 상근 임원으로, 이미 선임된 조합이 이를 철회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개정으로 기존 2000억 원대 조합의 상임감사가 대거 사라질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금융당국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신협을 중심으로 금융사고가 늘고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내부통제제도 완화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신협의 금융사고 발생 건수와 자산건전성 지표는 다른 상호금융권과 비교해 부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신협은 2020~2024년까지 총 61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는 상호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명예퇴직금 이중 지급 ▲0% 금리 특혜대출 ▲직원 배임 및 금품수수 등 대형 사고가 잇따라 지적되며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당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몇몇 조합에서 일탈이 있었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엄중히 대처하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상임감사 제도가 조합의 내부통제와 직결되는 핵심 장치인 만큼,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기준 완화는 감독 공백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신협의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점을 감안할 때 상임감사 의무 기준 완화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자산 규모가 작다고 내부통제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중소형 조합일수록 외부 견제 장치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 기준을 상향할 경우 상당수 조합이 상임감사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감독 공백이나 사각지대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특히, 내부통제 인프라가 취약한 조합에서 사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정안이 불가피하다면 상임감사 미선임 조합에 대해 외부 감사 강화, 중앙회의 상시 점검·순환 감사 도입, 부동산 PF 등 고위험 사업을 영위하는 조합에 대한 차등 규제 등 최소한의 보완 장치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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